매일신문

프로야구 각 구단들, 흔들리는 뒷문 '고민되네'

2006 프로야구 초반 레이스에서 각 구단들이 허술한 뒷문에 울상을 짓고 있다.

승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튼실한 마무리가 필수적이지만 다 잡은 경기를 마무리 때문에 놓치는 경우가 속출하며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 시즌 마무리 때문에 애를 태운 경험이 없는 구단은 '대성불패' 구대성이 버티고 있는 한화가 유일하다.

6년 간 해외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온 구대성은 올 시즌 마무리 기회마다 철벽투를 뽐내며 벌써 3세이브를 올려 김인식 감독의 믿음에 한 치의 오차 없이 부응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 우승의 일등공신인 '돌부처' 오승환도 구대성과 똑같이 3세이브를 올렸지만 지난 15일 잠실 두산전에서 시즌 첫 블론 세이브(Blown Save)를 범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블론 세이브는 말 그대로 '날아가 버린 세이브'다. 세이브가 될 상황에서 등판한 투수가 동점 혹은 역전을 허용하는 것으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공식기록으로 남지만 국내는 아직 '비공식' 기록.

선동열 삼성 감독은 "나도 현역 때 몇 번씩 (블론 세이브를)했다"면서 두둔했지만 이날 끈질기게 오승환을 공략한 두산 타자들을 보며 '언터처블(Untouchable)'의 신화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마저 감추지는 못했다.

집단 마무리 체제를 꾸려가는 LG와 롯데의 고민은 더 깊다.

시범경기 1위로 '신바람 야구'의 부활을 선언했던 LG는 일찌감치 마무리로 낙점했던 용병 투수 아이바가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경헌호와 김기표 등이 돌아가며 마무리를 맡고 잇다.

시즌 초반엔 경헌호가 기대 이상 호투하며 첫 단추를 잘 꿰었다. 하지만 지난 16일 사직 롯데전에서 경헌호가 이대호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맞아 다 잡은 경기를 날리자 LG는 아이바의 복귀를 손꼽아 기다릴 수 밖에 없게 됐다.

롯데 역시 지난 시즌 중반까지 특급 마무리로 활약한 노장진의 무단 이탈로 최대성, 이왕기에게 뒷문을 맡겼지만 불안하긴 매한가지다.

정대현-조웅천 더블 마무리 체제인 SK는 그나마 화끈한 타선으로 마무리의 불안이 아직까지 노출되지 않은 상황.

SK는 최근 복귀한 위재영까지 3명을 당분간 소방수 시험대에 올린 뒤 이 가운데 구위가 가장 좋은 사람을 최종 마무리로 낙점할 계획이다.

두산은 지난해 세이브왕인 정재훈이 시범경기의 불안함을 털고 경기를 거듭할 수록 안정되고 있어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지만 여차하면 김승회와 김상현을 마무리로 돌릴 수도 있다는 복안이다.

현대는 초반 마무리로 낙점한 황두성이 낙마하며 큰 위기를 맞았지만 박준수-이현승이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일단 한숨을 돌린 상태.

하지만 조용준이 부상을 털고 복귀할 것으로 보이는 7월까지 이들이 얼마나 잘 버텨줄 지는 미지수라는 점에서 불안은 아직 남아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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