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자료를 활용해서 미술 수업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가져왔어요. 하지만 배우기가 영 쉽지 않더라구요. 처음엔 파일 압축을 풀 줄도 몰랐다니까요. 하도 물으니까 젊은 선생님들이 나중엔 부담되는지 나만 보면 슬슬 피하더군요."(웃음)
빈중섭(47·교직 24년차) 서재초교 교사는 경력으로는 한참 아래인 문덕주(33·7년차) 도림초교 교사를 '스승'으로 깍듯이 모시고 있다. 두 사람은 빈 교사가 서재초교로 전근 온 지난 해에 처음 만났다. 새내기 교사가 수업의 기술을 배우기 위해 선배 교사를 찾는 요즘, 빈 교사는 컴퓨터를 배우기 위해 거꾸로 후배 교사 앞으로 달려간 셈이다. 이른바 '역(逆) 멘토링'이다.
"정물화 그리는 법을 동영상으로 가르쳐 주면 어떨까, 가기 힘든 미술관을 인터넷으로 보여주면 어떨까, 그런 생각에서였죠."
빈 교사는 지난 2004년 대구교육정보원에서 ICT활용 연수를 받은 이후 신기술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그 동안 수집한 미술 수업자료들은 많았지만 컴퓨터는 큰 장벽이었다. 그런 그에게 과학 소프트웨어 개발 공모전 입상 경력까지 있는 문 교사는 때 마침 만난 스승이었다.
처음에는 전산용어조차 생소했다. '스토리 보드'가 무슨 말인지도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후배와 함께 한 1년 동안 빈 교사는 젊은 교사들 부럽지 않은 성과를 냈다.
지난 해 시교육청 주최 ICT 활용대회 미술분과에서 'e 러닝의 강화된 미적 지각력이 아동들의 창의적 표현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로 동상을 수상한 것. 지난 1월에는 700여 가지의 한국 전통문양을 한 장의 CD로 제작한 '한국의 미'로 역시 동상을 수상했다.
문 교사는 오히려 자신이 더 큰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 선생님 그림 감상수업이 이래요. '미술품 경매장에 왔다 치고 어느 그림을 사고 싶으냐, 왜 사고 싶은지 적어보라.'는 식이죠. 아이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기술은 저 보다 몇 수나 위시죠."
빈 교사는 "중·장년 교사들이 더이상 컴퓨터로 인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젊은 후배들과 마음을 열고 연륜과 지식을 나누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李대통령 지지율 54.3%로 소폭 하락…전재수 '통일교 의혹' 영향?
李대통령 "내가 종북이면 박근혜는 고첩…과거 朴정부도 현금지원했다"
'국비 0원' TK신공항, 영호남 연대로 뚫는다…광주 軍공항 이전 TF 17일 회의
'李 대통령 질타' 책갈피 달러에…인천공항사장 "무능집단 오인될까 걱정"
김어준 방송서 봤던 그 교수…오사카 총영사에 이영채 내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