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젤라 ·이은조 부부의 국경넘은 축구사랑

16강 진출의 운명을 가른 스위스전에 맞춰 거리로 쏟아져 나온 인파 속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가득해 월드컵 응원이'모든 이들의 축제'임을 실감케 했다.

○…두류야구장을 찾은 경북 왜관의 쓰레기 재활용업체 직원인 스리랑카 출신 세나(34) 씨와 마라카(27) 씨는'거리응원 중독증세(?)'를 보일 정도로 거리응원에 열을 올렸다. 특히 세나 씨는 한국팀이 '아시아의 자랑'이라고 말하는 열혈 축구팬. "한국에 온 지 이미 10년째예요. 지난 2002년에도 거리에서 축구를 보며 응원을 했습니다. 그때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얼싸안고 한국팀의 승리를 축하했었죠."

섬유제품 교역업을 한다는 바니(30·파키스탄) 씨도 이번 거리응원이 두 번째. "한국에서 열리는 것도 아닌데 지난 월드컵 때보다 사람들이 더 늘어난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데도 공공질서를 잘 지키는 모습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납니다."

이제는 월드컵 거리 응원전이 펼쳐질 때마다 대구를 찾은 다양한 나라의 외국인들이 함께 '대~한민국'을 외치며 자연스럽게 붉은악마로 변신, 12번째 태극전사가 되어 있었다.

○…"두번 째 골은 심판의 오심인 것 같아요."

스위스인인 안젤라(29 ·여·본지 22일자 3면 보도) 씨는 스위스의 두 번째 골이 들어가자 환호보다는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안젤라·이은조(28) 씨 부부는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거리로 나가는 것을 포기하고 집에서 응원전을 펼쳤다.

"전반전 때는 토고가 프랑스와 비기는 경기를 하고 있어 저희 부부도 마음 편히 경기를 봤어요." 하지만 후반 들어 스위스가 쐐기골을 넣자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것. 하지만 사려깊은 안젤라 씨는 남편의 기분을 배려해 줬다고 한다.

이 씨는 "아내가 저에게'오심이 나오는 등 한국이 운이 없었다.'고 위로를 해주더라고요." 라며 부인의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정현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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