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명수 기자의 니 하오! 중국] (28)칭짱철도 개통

'하늘길'(天路)이 열렸다.

칭하이(靑海)성 거얼무(格彌木)에서 티벳(西藏) 장(藏)족 자치구 수도 라싸((拉薩) 간을 잇는 칭장(靑藏)철도 1천142km구간이 1일 전면 개통되자 전 중국이 난리법석을 떨고 있다.

CCTV를 비롯한 중국의 모든 언론매체들이 며칠째 특집 기사와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고 후진타오(胡錦濤)주석은 시닝(西寧)에서 열린 개통식에 참석,"후대에 물려줄 새로운 역사가 열렸다."며 치하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CCTV는 '칭1호'로 불리는 베이징발 라싸행 첫 기차 T27편의 출발 및 중간역 도착장면을 시시각각 생중계했다.

'칭장철도'는 중국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길래 지난 해 유인우주선 션조우(神舟)6호 발사 때처럼 '중화민족주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일까? 칭장선 개통은 시장(西藏)자치구와 중국의 미래를 다시 한번 곱씹어보게 한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칭장철도 개통은 시장자치구 발전에 있어 중대한 의미가 있다. 시장의 낙후된 교통설비를 개선하고 자치구 주민들 생활수준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관광산업 발전에도 일조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언론들은 칭장철도를 '하늘길'이라고 부른다. 티벳이 해발 3천~4천m의 고원지대라서 하늘과 맟닿아 있을 뿐 아니라 그만큼 '시장'가는 길이 험난했기 때문이리라.

시장 장족자치구가 설치된 지 올해로 41년. 신중국 건국 이후 중국은 티벳의 분리독립을 허용하지 않았고 59년 티벳 사상 최대 유혈충돌이 일어났다. 결국 중국은 65년 이곳에 자치구를 설치, 분리독립운동 저지에 나섰다. 그 이후에도 분리독립운동이 이어졌고 세계가 중국의 티벳정책을 주시하면서 티벳은 중국이 완전 개방할 수 없는 오지로 변했다.

후 주석은 티벳과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다. 그가 당서기로 부임한 직후인 89년 3월 다시 격렬한 분리독립운동이 일어났고 그는 철모를 쓰고 시위진압을 직접 지휘했다. 그리고 17년 만에 후 주석은 티벳 땅을 철길로 연 중국 최고지도자로 '금의환향'했다.

티벳은 그에게 각별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칭장철도 개통은 티벳의 완전한 중국화를 전 세계에 과시하는 후 주석의 메시지로 읽힌다. 중국은 이제 티벳에 대한 실질 지배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은둔의 땅' 티벳이 개방되면서 엄청난 관광객이 밀려들 경우, 티벳인들은 당장은 늘어나는 관광수입에 입을 다물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칭장철도는 티벳주민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티벳에 접근하기 위한 외부인들을 위해 놓여진 것이다. 칭장철도는 결국 티벳인들의 생업을 빼앗고 그들의 목을 노리는 비수나 독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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