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지하드(聖戰) 발언'에 따른 이슬람권의 분노와 사과 요구가 로마 교황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파키스탄 의회는 15일 만장일치로 교황이 이슬람에 대해 "경멸적인 발언"을 했다고 비난하는 결의안을 채택, 무슬림들의 감정을 상하게 한데 사과하고 발언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파키스탄 외교부도 타스님 아슬람 대변인 발표를 통해 유감을 표시하면서 14세기의 이슬람 논쟁을 인용한 교황의 발언이 "우리가 종교간 거리를 좁히고 대화와 이해를 요구해온 만큼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베네딕토 16세는 12일 독일 레겐스부르크에서 집전한 야외 미사에서 14세기 비잔틴 황제인 마누엘 팔레올로고스의 말을 인용, "그(황제)는 '모하메드가 가져온 새로운 게 무엇인지 보여달라, 그러면 모하메드가 자신의 신념을 칼로써 전파하도록 명령을 내리는 그런 사악하고 비인간적인 것들만을 당신은 발견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면서 "그 황제는 지하드, 즉 성전의 문제에 관해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청이 전날 '이슬람인의 정서를 자극하기 위한 의도가 전혀 아니었다.'는 취지로 해명하며 사태의 조기 진화에 나섰으나 이슬람권의 비난전은 정부, 정치권, 종파를 망라하며 전혀 수그러질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집트의 비합법 대중단체인 무슬림 형제단은 14일 발언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교황청과의 관계를 끊겠다는 위협을 가하도록 이슬람 국가들에게 요구했다.
이슬라마바드·카이로 AP·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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