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51) 관방장관이 일본 집권 자민당의 제21대 총재로 선출됐다.
아베 장관은 20일 실시된 총재 선거 투표에서 전체 703표(국회의원 403, 당원 300표) 가운데 464표(66%)를 얻어 경쟁 후보인 아소 다로(麻生太郞.66) 외상과 다니가키 사타카즈(谷垣楨一.61) 재무상을 큰 표차로 물리치고 새 총재에 당선됐다.
아소 외상은 136표, 다니가키 재무상은 102표를 각각 얻는데 그쳤다. 1표는 무효로 처리됐다.
이로써 아베 신임 총재는 오는 26일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총리 지명을 받고 곧바로 새 내각을 발족시킬 예정이다. 국회의 총리 지명선거는 자민.공명 연립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총재 임기는 오는 2009년 9월까지 3년간이다.
아베 총재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뒤를 이어 제90대 총리에 오르면, 전후 최연소 총리이자 전후 출생한 첫 총리의 탄생을 알리게 된다.
아베 총재는 당선이 공표된 뒤 인사말을 통해 "전통있는 자민당의 전후에 태어난 첫 총재로서 이상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중단없는 개혁을 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외조부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아버지가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전 외상인 명문가의 세습 정치인인 아베 총재는 고이즈미 총리에 의해 일찌감치 후계자로 발탁돼 관방 부장관, 간사장, 간사장 대리, 관방장관을 차례로 역임하며 착실히 '총리 수업'을 받아왔다.
특히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등 북한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장하면서 일약 '총리감'으로 떠올라 1993년 중의원에 첫 당선된 뒤 13년 만에 집권당 총재에 올라 총리 자리를 예약했다.
'강한 일본' '아름다운 나라'를 표방하고 있는 아베 총재는 전후 평화주의의 정신을 담아 교전권 등을 금지한 헌법의 전면 개정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어린이들에게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교육 개혁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5년 내 개헌을 목표로 임기 중 개헌 절차를 담은 국민투표법 제정을 실현하고 해외에서 무력행사를 의미하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허용되도록 정부의 헌법 해석을 변경, 재무장을 통한 군사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주장하는 외교'를 강조하고 있는 외교면에서는 미.일 동맹을 중시, 굳건한 연대를 유지하는 한편으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로 악화된 한국,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재는 총리 취임 후 오는 11월 하노이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나 그 이전에 한국,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갖는 방향으로 외교 채널 등을 통해 물밑 조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베 신임 총재는 오는 25일 당 3역 등 당직 인사를 마친 뒤 26일 조각을 완료, '아베 정권'을 출범시킨다.
관방장관 자리에는 각료 경험이 풍부한 경제정책통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경제재정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또 내년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으로 치러질 참의원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자민당 간사장에는 나카가와 히데나오(中川秀直) 정조회장이 거론되고 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