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름다운 날들]10대들의 사랑은?

10대들에게 사랑은 무엇으로 다가올까? 새벽밥 먹고 학교에 나와 하루 종일 수업 듣고,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면 학원으로 쫓아가고, 돌아오면 파김치가 되는 우리 아이들. 이들에게도 사랑이 찾아들 틈이 있을까? 2년 뒤면 수능을 쳐야 하는 고교 1학년생 58명(대륜고 29명, 대구여고 29명)에게 사랑을 물어보았다. 장난기 가득한 아이들의 사랑 이야기를 들여다보자.

* 호르몬이 작용하는 생리적 현상과 인간이 느끼는 감정의 혼합체. - 4반 조재언

* 대자연의 오묘하고 거대한 흐름에 이끌려 사람이 어떤 것에 대해 호감을 느끼고 감응하는 것. - 7반 최범준

* 보고 또 봐도 계속 보고 싶은 것. - 4반 김현재

* 인간의 생식욕구를 고귀함으로 위장하려는 인간의 보호본능. 능력없는 인간들의 최후의 보루같은 감정. - 6반 장성호

* 할수록 깊어지지만 언젠가는 끝날 수 밖에 없는 일시적 감정. 지나칠 경우 강력한 소유욕을 동반함. - 11반 최장훈

* 달빛처럼 따라만 다녀도, 뒷모습 하나만이라도 마음껏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 - 익명

* 학교에 찌들고, 학원에 찌들고, 사회에 찌든 마음을 치료해 줄 아스피린 같은 약. 밥 안먹어도 사랑만 있으면 살 수 있다. - 12반 이창훈

* 전화할 때 항상 받고, 만나자고 할 때 항상 만나고, 밥 사달라고 할 때 항상 사주고, 헤어지자고 할 때 깨끗이 떠나가는 것. - 1반 권용환

* 수업시간에 잠이 올 때 느끼는 눈꺼풀의 무게. 깨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 익명

* 컴퓨터게임이다. 그만두고 싶은데 자꾸 마음이 간다. 돌아서면 후회스럽다. 하지만 전원을 끄기가 너무나 아쉽다. - 1반 김선택

* 도박이다. 성공할 지 실패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돈을 잃으면 더욱 집착하듯이 사랑도 주다보면 더욱 집착한다. - 5반 송근우

* 그냥 기분이 좋고 행복하고 마음이 훈훈해지는 것. 고3 딱지를 떼고나서 꼭 진짜 사랑을 해보고 싶다. - 익명

* 이별이 시작되는 첫 단계 - 3반 김민경

* 눈을 멀게 하는 것. 하지만 그 사람 생각을 하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 - 12반 익명

* 생각만 해도 좋고, 같이 있으면 더 좋은 것. 맛난 것 먹을 때, 좋은 곳에 갔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있는 것. - 익명

* 감정의 집합소. 콜라처럼 톡 쏘고 날콩처럼 비릿함 ㅋㅋㅋ - 12반 익명

* 웃다가도 슬프고, 힘들다가도 행복해지고, 싫다가도 생각나는 그런 마음. - 2반 함미래

* 사서 고생이지만 결코 싫지 않은 것 - 4반 정주영

*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두근거리고 기분이 좋아진다. - 2반 김나형

*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의외로 가까이서 쉽게 할 수 있는 것.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 - 2반 박인경

* 어떤 어려운 일도 헤쳐나갈 수 있게 만드는 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그 무엇도 두렵지 않다. - 익명

* 내 눈에 꽁깍지를 씌게 하는 것.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고 가슴이 따뜻해진다. - 익명

* 상대방과 뭔가 통하는 느낌. 이성이 아니라도 좋다. 오랜만에 엄마에게 안길 때 느껴오는 엄마의 냄새와 포근함. - 9반 홍민정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