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 무림촌 조성, 경주시 놀아났나?

투자자측 양해각서 체결후 1년 넘게 한푼 투자 안해

경주시가 외자 유치를 통해 산내면 옛 OK목장 부지에 건설키로 했던 세계무림촌 조성이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대해 일부 경주시 의원들은 "투자자 측의 농간에 경주시가 놀아났다. 사회 통념상 '사기'를 당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어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지난해 10월 민간 투자전문회사인 조인트 웨이브 인터내셔널(Joint Wave International LTD), 미국 태권도협회와 공동으로 산내면 내일리 산 317번지 일대 75만 평의 부지에 종합 문화관광 테마파크인 세계무림촌을 조성한다는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투자자가 2006년부터 향후 10년간 매년 1억 달러씩 모두 10억 달러(약 1조 원)를 투자하고, 경주시는 부지 제공 및 진입로 등 각종 기반시설을 제공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현지 법인 설립 비용 외에 경주에 투자된 돈은 한푼도 없다. 그동안 시의회가 이 사업의 무산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자, 시는 "올해 안으로 어떤 식으로든 투자가 이뤄진다."며 시의회의 반발을 무마해왔다. 하지만 현재까지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최병준 시의원은 지난 22일 시정 질문에서 "시가 그동안 세계무림촌에 10년 동안 1조 원의 외자가 유치되고 2조 8천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 3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 매년 100억 원 이상의 재정수입 등이 예상된다고 홍보해 시민들의 기대가 높았다."며 "시민들에게 명확히 해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진락 시의원은 "실현 가능성도 희박한 약속을 믿고 경주시가 2005년 4억 원을 들여 태권도 대회를 열었고 사업계획 수립과 법인설립 비용 등에 1억 5천만 원을 추가로 지출했다."며 "법률적 책임여부를 떠나 사회통념상 투자자 측의 '사기 행위'에 시가 놀아난 꼴"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대해 정의욱 자치행정국장은 "수차례 중앙정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국제전문가에게 자문하는 등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이렇다 보니 할 말이 없다."라고 말했다.

경주·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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