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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다)여성과 깊숙이 이어져 있는 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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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영(여성·아동 인권 활동가)
▲ 김태영(여성·아동 인권 활동가)

▶ 다시 꾸며보는 세상 : 생태여성주의의 대두/아이린 다이아몬드, 글로리아 페만 오렌스타인 편저/ 정현경·황혜숙 옮김/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세상을 다시 꾸미는 것은 새롭게 보는 눈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우리가 보는 세상이 전부라고 생각하는데 책은 늘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진실일까를 되물어보는 성찰적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이제껏 내가 알고 있었던 여성과 생태, 지구와 지구 안 생명체에 대한 기존의 사실들을 되짚어보도록 한다. 이제껏 자연은 인간이 누리고 향유하도록 허락받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했던 인간중심적 생태관이 얼마나 오만했던가를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지구는 인간의 전유물이거나 인간에 의해 마음대로 변형되는 그 어떤 대상물이 아니라 지구 안에 있는 생명체 전부가 소중히 하는 존엄한 존재임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그리고 생태는 외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삶과 깊숙이 이어져 있다고 조목조목 그 증거를 들이댄다.

여성의 삶이 놀라울 정도로 평화로웠던 고대 여신들의 모습들을 떠올려 보라! 우리는 배려, 돌봄, 염려, 연민, 비폭력 같은 부드러운 여성적 가치가 평가절하되지 않았던 고대의 삶을 기억해내게 된다. 고대로부터 이어져 온 여성주의적인 가치들이 생태와 어떻게 맞닿는지를 이 책은 그 철학적, 정치적, 질문에 대한 답을 주고 있는 것이다.

여성은 지구를 되살리기 위한 모든 역사적, 정치적 운동의 최전선에 나가 있다. 예를 들어 인도의 가난한 여성들은 최근 몇 년 동안 토지 개혁과 숲을 구하기 위한 투쟁, 이른바 불도저 앞에서 그들의 몸으로 나무를 끌어안는 칩코 안돌란(Chipko Andolan : 나무 껴안기 운동)을 통해 비폭력 운동을 전개시켰다. 벌목꾼들이 들어오자 한 여성은 말하기를 "저들에게 보여줍시다. 우리를 먼저 쓰러뜨리기 전에는 나무 한 그루라도 쓰러뜨릴 수 없다는 것을 말이어요. 저들이 도끼를 쳐들면 우리는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껴안읍시다."라고 하였다. 이것은 단순히 감성적인 문제가 아니라 숲이 사느냐에 따라 무수히 많은 생명이 걸려 있는 것이다. 생태여성주의자들은 이렇듯 자연과의 상호의존적인 관계맺음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이다.

또 다른 눈으로 생태를 바라보는 것은 어떤 것인지. 출산 의료화나 불임 시술, 출산에 대한 통제 등에 나타나는 여성 건강문제, 핵무기와 핵폐기물, 핵발전소, 유독 산업 폐기물과 공업화가 만들어 내는 오염에서 자연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이 책에서 그 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태영(여성·아동 인권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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