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바람을 타고 여름을 부른다. 벚나무 터널을 지나 야생화를 음미하면서 팔각 정자에 몸을 기댄다. 인공폭포에 뛰노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에 절로 웃음이 배어난다. 꽃 향이 가득한 조각공원, 초가와 옛 양반 가옥에 딸린 정원, 수목원의 풀내음까지 신록의 5월 나들이를 만끽해본다.
먼 휴양지 얘기가 아니다. 대구·경북지역 대학 캠퍼스 명소가 일반인들의 산책, 유치원생들의 소풍,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전통가옥과 조각공원, 팔각정 관람부터 교내 호텔과 피부마사지 이용까지 눈여겨보면 실속 있는 코스가 많다. 캠퍼스 나들이 코스를 소개한다.
◆영남대 민속원
대학본부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아름드리 야생화가 있는 화훼단지와 우거진 소나무 숲 산책로로 둘러싸인 전통 가옥들이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옆으로 벚나무 터널의 장관을 연출하는 '야화로'를 끼고 있다.
2만여 평 터에 1970년대 안동, 경주 등지에서 옮겨져 원형대로 복원한 여섯 채의 전통가옥들이 자리잡고 있다. 안동 수몰지구에서 옮겨온 구계서원과 의인정사, 경주에서 옮긴 맞배집을 비롯해 까치구멍집, 쌍송정, 일휴당 등이 전통가옥의 멋을 그대로 품고 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반인에게 개방한다. 의인정사와 구계서원에서는 시민 대상 고전강좌, 초교생을 위한 서당체험교실 등도 운영하고 있다.
◆대구대 점자수목원과 장애체험장
특수교육의 메카로 불리는 대구대에는 일반인들이 직접 장애체험을 해볼 수 있는 '점자음성안내 수목원'(850평) '시각·지체장애 체험장'(1천800평)이 유명하다.
점자도서관 앞에 조성된 수목원에는 나무 31종, 꽃과 풀 21종에 대한 설명을 점자를 통해 읽을 수 있다. 이동감지센서를 통해 해당 식물에 대한 정보를 음성으로 안내받을 수도 있다.
또 대학본부 100여m 뒤쪽에 조성된 시각·지체장애 체험장에는 일반인들이 안대를 착용하고 흰지팡이를 이용해 점토블록, 콩자갈길, 비포장길을 걷거나 휠체어를 타고 경사로, 침목길, 아스팔트 포장길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안대, 흰지팡이, 휠체어 등은 장애학생 지원센터에 가면 빌릴 수 있다.
◆계명대 한학촌
대학본부에서 오른쪽으로 50m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1만 평 규모의 '계명한학촌'은 강학 공간인 '계명서당', 양반 한옥 '계정헌', 전통 정원 '익청정' 등이 소나무숲과 잘 어우러져 있다.
계명서당은 도동서원과 도산서원 등 전통 서원을 모델로 삼았고, 계정헌은 안동 하회마을의 양진당과 경주 양동마을의 향단을 본떠 각각 황토로 지었다. 계명서당과 계정헌 사이 골짜기를 따라 만든 인공 폭포와 익청정의 연못은 한학촌의 운치를 더해준다. '한문 및 문화강좌 프로그램' '짚신만들기, 사물놀이 등 전통문화 체험' '계명서당 체험프로그램' '전통혼례' 등이 이뤄지고 있다. 개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대경대 대경호텔과 뷰티숍
일반인도 학교 안에서 호텔 숙박과 피부마사지가 가능하다.
기숙사 6층 '대경호텔'은 호텔 매니지먼트학과 학생들이 체크인에서 체크아웃까지 각종 서비스를 담당한다. 룸 5개에는 각각 인터넷이 제공되고, 특실에는 소규모 회의장도 갖춰져 있는 등 시설과 서비스 면에서 일반 호텔 못지 않다. 1박 요금은 1만 원.
대학본부 왼쪽 디자인동 4층 'TK 헤어숍'에서는 뷰티학부 학생들이 참여해 손톱 손질(1천 원)부터 커트(3천 원), 퍼머(6천 원), 피부 전신마사지(1만 원)까지 하고 있다.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대구가톨릭대 팔각정
학생종합민원센터 뒤쪽 벚나무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오솔길을 따라 나무계단을 오르면 캠퍼스 가장 높은 곳에 있다. 기와 지붕을 정팔각형으로 하고, 8개의 기둥이 지붕을 받치고 있다. 62평 마루에는 항상 시원한 바람이 불고, 학교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주변의 넓은 잔디밭과 소나무가 조화를 이뤄 독서, 낮잠 등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유치원생들의 소풍이나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대구보건대 조각공원
대학본부 바로 앞에 2천600평 규모로 조성돼 있다. 국내 유명 작가들의 작품 12점이 주변의 넓은 잔디밭과 소나무에 둘러싸여 운치를 더하고 있다.
철, 유리, 나무 등으로 만든 김승영 씨의 '기억의 방', 스테인리스스틸파이프로 제작한 이길례 씨의 '전구', 화강석으로 만든 이종빈 씨의 '자연과 인간', 청동에 채색한 이환권 씨의 '복사집 아들 딸램이', 콘크리트와 철로 제작한 문인수 씨의 '게이트 2004' 등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봄, 가을로 '주민 음악회'가 열린다.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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