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1파운드(0.45kg)을 얻기 위해서는 약 9파운드(약4kg)의 사료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는 소가 먹는 사료의 11%만이 고기 자체를 생산하는데 들어가고 나머지는 생명유지를 위한 에너지 전환에 소모되거나 체외로 배설된다는 얘기다.
고기 생산을 위한 소 사육은 이처럼 비효율적이지만 쇠고기는 거대 사업이 된지 오래다. 바로 미국 등 선진국 사람들의 쇠고기 貪食(탐식) 때문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아시아인들은 하루 평균 56g의 단백질을 소비하며 이중 동물성 단백질의 비율은 8%에 불과한 반면 미국인들은 하루 96g의 단백질을 소비하며 이중 66%가 동물성 단백질이다.('육식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선진국 사람들의 쇠고기 탐식은 '소가 사람을 먹어치우는 사태로' 번지고 있다. 다국적기업의 쇠고기 산업을 뒷바침하기 위해 식량을 생산해야 할 경작지가 사료 생산에 전용되고 있다. 저개발국가의 만성적인 기아는 상당부분 여기에 기인한는 것이 학자들의 지적이다. 지난 1984년 에티오피아의 재앙적인 기아는 경작지에 식량을 재배하지 않고 유럽에 수출하기 위한 사료작물의 생산하는데 사용한 것이 큰 원인이었다.
지난 2003년 12월 광우병 발생으로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가 3년5개월만에 다시 국내에 들어왔다. 지난달 2.4톤이 수입돼 현재 검역을 기다리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는 6월부터 한달에 5천톤 이상 수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경은 인간광우병 발병 가능성에 대한 불안과 피해가 불가피한 한우 사육농가에 대한 연민이 오버랩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쇠고기 소비량은 2002년 8.4kg으로 정점에 달한뒤 계속 감소해 2006년에는 6.5-6.7kg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웰빙바람에다 국산쇠고기값이 크게 오른 때문이다. 국산보다 싼 미국산 쇠고기가 이런 추세를 역전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쇠고기 선호는 여러모로 바람직하지 않아보인다. 좀 거창하게는 저개발국 국민들이 겪고 있는 기아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고(한우도 수입사료로 사육되고 있다), 소박하게는 미국인들이 그러하듯 비만이라는 현대의 신종질병의 위협에 놓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참에 식단을 쇠고기는 줄이고 식물성 단백질 등 웰빙식품의 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재구성함이 어떨지.
정경훈 정치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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