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경기도 안산시와 한국 최초의 돔구장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키로 했다고 11일 발표함에 따라 대구 야구장 신축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이미 2월 초 외부 업체에 새 야구장 건립 용역을 발주했고 당시 돔 구장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돔 구장 건설에 무게를 두고 용역 조사가 시작돼 6월쯤 중간보고가 있을 예정이었다. 이 와중에 안산시가 먼저 돔 구장 신축에 나서기로 해 대구시로서는 선수를 빼앗긴 셈이 됐다.
KBO의 이번 발표는 야구장 신축 의지를 갖고 있던 대구시에는 그리 득될 것이 없어 보인다.KBO의 발표대로 안산시에 돔 구장 신축이 결정되면 대구시가 돔 구장 신축에 국고 지원을 받기는 쉽지 않아보이기 때문이다. 안산시가 민간 자본 유치로 돔 구장을 지은 뒤 WBC 유치에 나서기로 해 대구시로서는 더욱 정부에 할 말이 없게 됐다.
일반 야구장(약 1천 500억 원)과 달리 돔 구장을 지을 경우 최소 4천억 원이나 들 것으로 보여 대구시는 돔 구장 신축을 위해 국고 지원이나 민간 자본 유치, 혹은 둘 모두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구시의 공식 의견이 아닌 해프닝으로 끝나긴 했지만 3월 서울에서 열린 '2007 한국 야구 발전 포럼'에서 시 관계자가 '대구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유치 의사를 말한 것도 돔 구장 신축으로 가닥이 잡히면 WBC 유치를 통해 국고 지원을 받아 돔 구장을 짓겠다는 의도가 컸다.
더구나 안산시가 돔 구장 건립 부지 무상 제공 등을 조건으로 현대건설과 현대증권을 끌어들임에 따라 가뜩이나 적은 민간 자본 유치 후보 기업군에서 대구시가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더욱 적어졌다. 특히 안산시가 돔 구장 건립 부지 인근 땅 5만여 평에 대해 돔 구장 건설 사업자에게 주거시설을 지을 수 있는 사업권을 준다는 이야기까지 나돌면서 대구시는 어떠한 당근으로 민간 자본을 유치할 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 대구, 광주, 대전구장 등 지방구장이 지은 지 40∼50여년에 이르러 수명이 다했음에도 KBO는 지방구장 시설 개선을 위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낡은 시설은 관중 동원에 가장 큰 악재다.
이러한 상황에서 KBO의 돔 구장 신축 발표가 야구장 신축에 무게를 둬 온 대구시의 최종 결정에 끼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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