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으뜸농장] (21)영양 평화농장

▲ 영양 평화농장 정경화씨가 한우를 돌보고 있다.
▲ 영양 평화농장 정경화씨가 한우를 돌보고 있다.

영양 평화농장 정경화(48·영양 청기면 토곡리) 씨는 복합영농을 통해 땅도 살리고 농사도 살리는 친환경 농업인이다.

도시생활 2년 만에 1980년 귀향한 그가 처음 선택한 품목은 고추. 1984년쯤 영양지역 최초로 고추 이중터널(터널조숙) 재배로 평당 3근(1근당 600g)의 고추를 수확했다. 그러나 가격 파동으로 생활비조차 건지기 어렵게 되자 다른 방법을 찾지 않으면 안 되는 위기를 맞았다.

가족 노동력을 이용한 축산과 과수, 시설원예의 복합영농. 고추 단일 작목으로 해나가는 것은 위험이 많고 소득 또한 일정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정 씨가 다시 선택한 영농법이다.

자연과 더불어 살고 조화롭게 공생해야 한다는 생각에 2000년 들어서는 친환경 농업으로 전환했다.

귀향했을 당시 70만 원의 돈을 대출받아 시작한 농사는 현재 3천800평의 비가림하우스, 일반 노지와 초지 4천여 평, 한우 10두 및 사슴 30두로 불어났다. 연간 1억 원이 넘는 조수익에 8천만 원 정도의 수익을 올린다.

복합영농은 한우와 사슴에게서 나오는 두엄(분뇨)을 발효시켜 퇴비화하고, 이를 과수와 시설원예에 이용하는 방식. 생산비를 낮추고 품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벌써 8년째 접어든 친환경농법을 위해 정 씨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일절 쓰지 않는다. 정 씨의 비가림하우스는 땅강아지와 거미, 지렁이들로 붐빈다. '유기농업'이란 단어조차 생소하던 당시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농사를 짓는다고 했을 때에는 비웃음도 많이 샀다. 여기에 자연재해 등으로 수확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을 두 번이나 겪게 되자 손가락질은 절정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농업에 대한 열의를 꺾지 않았다.

토양과 잎, 뿌리 등을 분석하면서 토양 관리에 모든 정성을 쏟았고, 유기질 퇴비도 듬뿍듬뿍 주었다. 병해충에 대해서는 따로 액비를 만들어 퇴치했다. 병해충에 강한 천적이 살기 시작하면서 병해충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됐다.

지금 정 씨가 생산한 고추와 오이, 수박은 저농약 품질인증표시를 달고 소비자들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어렵기로 소문난 사과의 저농약 품질인증은 획기적인 일로 평가된다.

이에 더해 정 씨는 도시 사람들이 직접 와서 현장을 배우고 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영양·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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