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 울산·경남 등 영남권의 아들 선호 현상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는 출산기피 현상도 심각한 수준이어서 '인구는 줄고, 성비 불균형은 심화하는' 복합적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경북, "아들이 최고"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2000∼2005년(2000∼2004년 실적치) 대구의 평균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수)는 112.4로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았다. 경북 역시 112.8을 기록, 전국 3위였다. 대구·경북에서는 특정 어린이집에 여자아이가 100명 있다면, 남자아이는 112명으로 평균적으로 12명이나 더 많은 남자아이가 있다는 의미다.
전국에서 남아선호 현상이 가장 심한 지역은 울산으로 여아 100명당 남자아이 비율이 114.2에 이르렀다. 전국 2위도 경남(112.9명)이어서 영남권의 남아선호현상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강했다.
또 전국 평균 출생성비는 109.2인데 정상성비(아무런 인위적 요인을 가하지 않았을 때 의학적으로 예상되는 출생성비)인 103∼107에 비해서는 다소 높았지만, 1995∼2000년(110.0)보다는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부부들 사이에 딸·아들을 구분하지 않는 사고방식이 확산된 탓으로 통계청은 풀이했다.
한편 대구·경북과 울산·경남을 제외하고는 충북(110.0), 광주(109.8), 부산(109.5), 전남(109.5), 강원(109.4) 등이 전국 평균에 비해 남자아이의 출생비율이 더 높았다. 반면 대전(109.1), 충남(108.9), 경기(108.1), 서울(107.6), 전북(107.6) 등은 전국 평균에 비해 여자아이가 태어날 확률이 더 높았고, 인천(107.5)은 전국에서 출생성비가 가장 낮은 곳으로 파악됐다.
◆대구, 아이를 안 낳는다
대구를 비롯, 부산·서울 등 대도시 여성들의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활발한 사회활동 등으로 늦게 결혼, 아이를 늦게 낳거나 심지어 낳지 않는 현상까지 나타난 탓이다.
2000∼2005년 연평균 합계출산율 조사결과, 부산이 1.04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이어서 서울(1.07명) 대구(1.16명) 순이었다. 이는 1.26명인 전국 평균보다 많이 낮은 수준.
아이를 가장 많이 낳는 곳은 제주로 합계출산율이 1.49명이나 됐다. 전남(1.47명) , 충남(1.44명), 경기(1.38명), 강원(1.36명) 등도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출산율이 높은 수준에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은 연평균 합계출산율이 1980∼1985년 2.14명에서 1990∼1995년 1.72명, 2000∼2005년 1.26명 등으로 떨어졌다가 2005∼2010년 1.13명을 기점으로 2010∼2015년 1.16명, 2020∼2025년 1.22명으로 올라간 뒤, 2025∼2030년에는 1.26명으로 다시 2000년대 초반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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