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철 金값…"다시 줍자 그때처럼"

포항공단 'Again 2004' 불붙어

▲ 포스코 직원들이 회사 안팎을 돌며 버려져 있는 고철을 줍고 있다.
▲ 포스코 직원들이 회사 안팎을 돌며 버려져 있는 고철을 줍고 있다.

"2004년 그 때로 돌아가 정신부터 재무장합시다."

포항공단 철강업체와 공무원들 사이에서 2004년 당시 극심했던 원자재난을 되새기며 한 조각의 고철이라도 주워 재활용하자는 '어게인(Again) 2004'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당시 중국이 철강재 증산에 나서면서 전 세계의 고철을 싹쓸이하는 바람에 t당 100달러대였던 고철 값이 불과 1년여 만에 340달러(당시 원화 기준 33만 원 선)까지 치솟았다.

이 바람에 대다수 국내 철강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갔고 철근 등 철강재를 구하지 못해 수해복구현장 등 곳곳의 건설공사가 올스톱되는 등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원자재난이 벌어졌다.

그러나 가격이 잠시 하향 안정세로 돌아서자 경쟁적으로 고철줍기에 나섰던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 민간단체들이 슬그머니 발을 뺐고 '한 조각이라도 모으자.'던 구호도 잊혀져갔다.

2년여가 지난 지금 다시 고철 값이 뛰고 있다. 올 들어 국내산과 수입산 가리지 않고 가격이 폭등하더니 사상 최고가였던 2004년 당시와 맞먹는 t당 336달러 선에 거래가가 형성됐다. (표 참조) 원화로 환산하면 1월 말 t당 26만 5천 원이던 고철 값이 2월 말에는 27만 원으로 뛰었고 3월 한달 동안에는 매주 5천∼1만 원이 올라 1분기 말에는 32만 5천 원까지 치솟은 것.

이런 분위기를 틈타 최근 다리 난간이나 학교 교문 기둥에 붙은 명패를 떼가는 절도범이 활개치는 등 2004년 당시와 전체적인 상황이 너무 닮아가고 있다.

고철 값이 오르면 철강사들의 경쟁력 저하는 물론이고 철근이나 H빔 같은 철강제품 값 인상을 부르고 이것은 다시 아파트 분양가 등 각종 공사비와 소비재가의 동반 상승을 유도해 결국에는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

이에 포항시는 다음달부터 공무원과 시민들을 상대로 범시민 고철줍기 운동을 전개키로 하고, 경북도와 도내 다른 시·군에게도 동참을 호소하고 나섰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특히 포항에서는 앞으로 고철줍기를 시민생활 실천운동으로 꾸준히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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