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떠나자! 삶의 터전 속으로)의성 금성산 칼데라

1. 금성산 2. 칼데라의 형성 3. 빙계계곡 4. 제오리 공룡 발자국
1. 금성산 2. 칼데라의 형성 3. 빙계계곡 4. 제오리 공룡 발자국

경상북도 의성군 금성면과 가음면에 걸쳐있는 금성산(531m)은 의성읍에서 28번 국도를 따라 영천방향으로 가다가 왼쪽으로 솟아 있다.

이곳은 과거 중생대 백악기(약 7천만 년 전) 화산 폭발에 의해 형성되어 화산분화구가 꺼져 내려앉은 칼데라(화산 함몰체)로 오랜 세월의 풍화와 침식을 받아 화산의 밑둥치만 타원형으로 남아 있다. 서쪽으로 금성산이, 동쪽으로 비봉산(672m)이 위치하며 중앙으로 기울어진 현무암 암층의 모습이 산 중턱으로 보인다.

금성면 탑리에서 보면 금성산에서 비봉산에 이르는 높은 산들이 둥글게 감싸면서 이어져 있는 모습인데, 지질도나 항공사진을 보면 타원형인 것이 분명하게 확인된다. 그리고 이를 둘러싸고 있는 백악기 퇴적암층에 나타나는 단층의 구조와 지층이 기울어진 방향은 금성산과 비봉산 등을 중심으로 한 단층의 가운데가 움푹 꺼져 내려앉은 칼데라 지형임을 더욱 뚜렷이 알 수 있게 해준다. 금성산을 등반하면서 칼데라 바닥 부위와 화산 분출물이 노출되어 있는 칼데라 형성과 관련된 단층과 습곡 지형의 분포를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정상의 평지는 천하제일의 명당으로 이곳에 조상묘를 쓰면 당대의 만석꾼이 되지만 주변 지역은 3년 동안 가뭄이 든다는 전설이 전해지는데, 지금도 주민들이 남몰래 땅을 파헤친 흔적이 곳곳에 있다.

금성면이 삼한시대 부족국가인 조문국의 도읍지였던 탓에 정상 북쪽으로 금성산성, 1천300년 전 의상대사가 창건한 수정사, 삼국시대의 고분 200여 기 등 많은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등산로는 금성산 단독 코스(약 3시간 소요)와 비봉산 연계 코스(약 5시간 소요)가 있고, 산행 후에는 옥색 빛깔의 신비한 온천수로 이름난 빙계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주변에는 경북 8경 중 제1경인 빙계계곡, 중생대 백악기의 제오리 공룡 발자국, 탑리의 통일신라시대 5층 석탑, 전통 반촌인 산운 마을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이와 같이 한반도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동시에 많은 문화유적이 분포한 의성 금성산 주변은 훌륭한 체험학습 장소가 된다.

▶금성산 칼데라 Q&A

△금성산이 분출한 시기는 언제인가요?

한반도에서 백두산과 한라산이 분출한 신생대 제4기(150만~2만 4천 년 전)보다 앞선 중생대 백악기(9천만~6천500만 년 전)에 훨씬 격렬하고 넓은 범위의 지역에서 화산활동이 일어났는데, 금성산은 약 7천만 년 전에 분출한 백악기의 화산이다. 백악기에는 한반도가 태평양판이 유라시아 대륙을 밀면서 말려들어가던 경계부였기 때문에 화산활동이 활발했으며, 특히 그 중심은 경상분지였다. 의성의 금성산은 경상분지의 중심에 우뚝 솟아 있다.

△칼데라는 어떻게 형성되나요?

칼데라는 대규모의 화산분출로 지하 마그마 저장소에 커다란 빈 공간이 급격히 생겨나면서 그 위를 누르고 있던 원뿔 모양의 화산체가 꺼져 내려앉은 함몰지형이다. 일반적으로 지름이 2km 이상이면 칼데라, 그보다 규모가 작은 것은 화구라고 한다. 백두산 천지와 울릉도의 나리분지가 칼데라라면 한라산 백록담은 화구에 해당한다.

△금성산 일대를 칼데라로 보는 증거는 무엇인가요?

금성산과 비봉산이 칼데라를 타원형으로 감싸면서 연속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또, 산의 중턱에 띠 모양의 암석층이 산을 둘러싸면서 둥근 고리 모양을 나타내고, 이것의 경사는 바깥쪽보다 안쪽이 더 급하다. 이는 단층의 안쪽이 꺼져 내려앉았다는 증거가 된다.

▶주변에는 이런 곳도 있어요

△빙계 계곡

삼복 때 시원한 바람이 나오며 얼음이 얼고, 엄동설한에는 더운 김이 무럭무럭 솟아나는 신비의 계곡으로 빙계리에 위치하고 있다. 화산지형에서 잘 나타나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있고, 주향이동 단층작용으로 원래의 직선형 계곡이 심하게 압축되어 곡류계곡을 형성하고 있다. 산지 사면에는 한반도가 과거 빙하기에 주빙하기후 환경하에 있던 증거인 테일러스(애추) 사면이 분포하고, 이런 거력들이 층층이 겹쳐진 곳에 국지적인 이상기온을 보이는 흥미로운 지형인 빙혈과 풍혈이 나타난다.

△제오리 공룡 화석(천연기념물 제373호)

이 화석은 중생대 백악기의 것으로 금성산 화산이 분출하기 전인 약 1억 1천500만 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4종 316개의 화석이 금성산 칼데라 쪽으로 70도 정도 기울어진 퇴적암반에서 확인되었다. 발의 구조와 크기, 보폭 등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의성탑리 5층 석탑(국보 제77호)

통일신라의 석탑으로 낮은 1단의 기단 위에 5층의 탑신을 세운 모습이다. 화강암으로 만들어져 있으면서도 부분적으로 벽돌을 쌓아 만든 전탑의 수법을 모방하고 부분적으로는 목조건축의 양식을 띠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석탑양식의 변화를 살피는데 매우 중요한 문화재이다.

백승진(영남삶터탐구연구회, 대구서부고 교사)

참고자료 : 삶터탐구활동 길잡이(대구남부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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