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업계가 수수료를 둘러싸고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대리운전기사 노조가 수수료 인상에 불만을 품고 대리운전기사의 이동수단인 셔틀버스(속칭 커버버스) 운행을 경찰에 고발하는가 하면 대리운전기사 간에도 손님 뺏기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것. 심지어 수수료 손실을 줄이기 위해 대리운전을 한 손님에게 "'대리운전 신청을 취소했다.'고 말해달라."고 부탁까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버버스 불법 고발
대리운전기사 노조는 최근 시외곽과 도심을 운행하며 대리기사들의 '발노릇'을 하고 있는 커버버스 운행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대구지역 3개 대리운전 업체연합이 2004년 3월부터 운행하고 있는 커버버스를 운수사업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커버버스의 운행 등을 담은 동영상도 함께 접수시켰다. 지난해 7월 대리운전 업체들이 일제히 '콜'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시작된 기사-업체 간 충돌이 감정 싸움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이에 대해 3개 업체 연합은 "커버버스를 운영하는 사람들도 국세청 등 해당관서에 사업자등록을 하고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이번 고발은 노조가 협상을 위해 꺼낸 카드로 보이지만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운영하고 있는 커버버스에 대해 고발을 하는 것은 자충수"라고 말했다.
◆손님, 도와주세요
이 같은 수수료 잡음은 손님에게 '거짓말'을 시키는 편법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리운전을 하고도 '손님이 운행을 거부했다.'고 업체에 전화하는 방법으로 수수료를 내지 않는 경우가 적잖다는 것. 실제 대리운전기사가 대리운전 호출을 받은 뒤 손님의 양해를 구하고 5~10분 내에 업체에 다시 전화해 "손님이 다른 곳에 갑자기 약속이 생겼다."는 등의 핑계를 댄다는 것. 한 대리운전기사는 "최근 들어 대리운전기사들이 수수료 3천 원에 부담을 느끼면서 영업을 하고도 하지 않은 것처럼 속여 대리운전비 1만~1만 2천 원을 모두 챙기고 있다."고 털어놨다.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
대리운전기사 간 '손님 가로채기'도 전쟁 양상을 빚고 있다. 주말 유흥업소 밀집지역에서 "대리운전기사를 찾지 않느냐."고 묻고 돌아다니는 대리운전기사들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 됐다. 이들 중엔 속칭 '길빵(길에서 바로 영업하는 대리운전 기사)'도 있지만 업체에 내야 하는 수수료를 피하기 위해 손님과 직거래를 하려는 일반 대리운전기사들도 적잖이 뒤섞여 있다. 한 대리운전기사는 "고객 수요는 하루 평균 2만여 명으로 고정적인 데 반해 대리운전 기사는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러한 문제들은 숙지지 않을 것"이라며 "콜비가 2천 원에서 3천 원으로 인상된 후 손님을 먼저 잡으려는 편법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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