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에 납치됐다 풀려난 한국인 19명이 2일 입국한다고 한다. 40여 일간 시시각각 촉각을 곤두세우며 마음 졸여온 국민들은 이제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도 될 상황이다. 하지만 한기총과 세계선교협의회 등 일부 기독 단체들의 해외선교 방식에 대한 논란이 숙지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
어저께 일부 기독교 선교단체들은 피랍 사태 사후 대책 회의를 갖고 정부가 탈레반과 아프간 선교 중지를 합의한 것에 불만을 나타내는가 하면 위험지역 선교 시 피랍 사태가 발생하면 직접 대처하겠다는 등 어처구니없는 태도를 보였다. 이번 사태를 안타깝게 지켜보며 하고싶은 말도 자제해온 국민들을 아연하게 하는 이들의 태도가 실망스러울 따름이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가 탈레반과 대면 협상한 데 대해 국제사회가 맹비난하고 있어 정부 입장이 곤란한 마당이다. 한국 정부가 원칙을 깨 테러를 더욱 부추길 공산이 크다는 이유다. 또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는 "19세기 미국 교회가 공격적인 선교를 위해 선교사를 전 세계로 대거 보내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한국 교회가 해묵은 방식대로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한국 선교단체들의 섣부른 구호활동으로 앞으로 국제 구호단체들이 활동에 제약받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탈레반은 "이번 한국인 납치가 성공적"이라며 "앞으로 외국인을 계속 납치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정부는 31일 이번 피랍사건 해결과 관련, 안보정책조정회의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정부도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국민도 위험지역 여행을 자제하고 각자 안전 의식을 확실히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그런데도 기존 방식을 바꾸지 않겠다는 일부 선교단체들에게 국가와 국민은 더 이상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31일 인질 대표들이 카불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치고 정부에 많은 타격을 입혀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힌 것은 신앙인으로서 올바른 태도다. 자기 잘못을 뉘우치는 이를 탓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많은 사람에게 폐를 끼쳤으면 사과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는 것이 순리다. 사태를 촉발시킨 원인에 대한 성찰도 없이 자기식대로 하겠다는 것은 독선이자 신앙 이기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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