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소방본부 홀몸노인 '효심이 서비스'

전기·가스·수도시설에 센서 부착…일정시간 사용 않으면 자동 출동

지난 4월 21일 대구 동구 신천동 한 원룸에서 홀로 살던 S씨(66)가 '고독한 죽음'을 맞았다. 공사장 인부로 어렵게 살며 어지러움과 어깨 결림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던 S씨는 숨진 지 한 달이 지나서야 발견됐다.

그러나 S씨가 2009년까지 생존해 같은 상황을 맞았다면 사정은 달라졌을 것이다. '효심이 119 서비스'가 일반화되기 때문. 대구소방본부가 65세 이상 홀로 사는 노인들 집의 수도·가스·전기 시설에 적외선 감지 센서를 달고, 센서가 일정시간 이상 작동을 감지하지 못하면 소방 구조 대원이 안부 전화를 걸거나 현장에 출동한다.

이처럼 홀로 사는 노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구소방본부의 사회안전망은 다양하게 준비되고 있다. 그 첫 번째가 2002년 도입된 무선페이징이다. 위급 상황에 처한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전화기나 휴대용 발신기의 버튼 하나만 누르면 구급차가 바로 출동하는 장치로, 지금까지 4천174대가 설치됐다.

이어 2005년 말 수성소방서에 시범 도입된 노인전용구급차 제도는 홀로 노인의 경우 위급하지 않더라도 사전 예약만 하면 구급차가 출동해 어르신을 병원까지 모셔다 준다. 수성소방서에 따르면 지난해 67건에 그쳤던 노인전용구급차 출동 건수는 8월 말 현재 138건까지 늘었고, 지난달에는 노인전용구급차 6대가 대구 다른 6개 소방서마다 한 대씩 추가 도입됐다.

가족 등 보호자가 홀로 사는 부모와 연락이 닿지 않아 119에 신고하면 119구급대나 자원봉사자가 현장 출동해 안전 여부를 확인한 뒤 보호자에게 알려주는 체계는 이미 구축돼 활용되고 있다.

유해욱 대구소방본부 구조구급 담당은 "6월말 기준, 대구의 주민등록상 65세 이상 홀로 사는 노인은 16만 명 정도인데 연말까지 효심이 서비스가 필요한 노인 인구에 대한 2차 조사를 끝낸 뒤 내년 시범 사업을 거쳐 2009년 이후부터 본격화할 예정"이라며 "무선페이징, 노인전용구급차에 효심이 119 서비스를 연계하면 노인 계층 보호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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