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범람과 그 전달의 스피드가 엄청나다. 독점적인 시스템이 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바로 이러한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이 다름 아닌 예술이다. 현대사회만큼 인간을 생각한다고 하는 행위가 이루어지지 않은 적도 드물 것 같다.
예술의 근원은 사고이다. 주어진 정보를 통째로 삼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체와 머리로 그것에 관해 사고하고 표현하는 것이 예술이다. 스피드, 경제성, 편이성이 절대적인 가치가 되고 있는 시대에 그것이 과연 인간에게 좋은 것인지에 대해 멈춰 생각하는 활동이 예술이며 또 생각하게끔 만드는 것이 예술이다.
그렇다고 해서 예술이 반드시 사회적인 주제만을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예술은 그 시대의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통념들에 의문을 던진다. 뒤집어 생각하고, 바꿔 생각하며, 새롭게 생각할 것을 제안한다.
예술가는 본래 생활의 편리함이나 군사력의 증강을 위해 개발된 기술을 사용해 독자적인 사고를 표현해 왔다. 현대에도 미사일 유도장치로 개발된 위성항법장치나 레이저광선을 작품의 미디어로 이용하는 예술가가 있다.
그들의 작품은 우리들이 알아채지 못하는 이들 최신 기술의 일면을 동시에 분명하게 보여준다. 작가에 따라서 기술의 가능성만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모습, 인간의 상호관계 등 각기 추궁하는 분야는 다르지만, 남달리 의문을 느끼고 생각하는 사람이 예술가이다.
예술가는 경제적인 성공이라고 하는 획일적인 가치관에 구애되지 않는다. 사고가 정지한 것처럼 보이는 현대사회에서 유일하게 인간을 포함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에 관해 사고를 계속하고 있는 사람이다.
'예술가는 카나리아다.'라고 한다. 탄광을 채굴하러 갈 때 광부가 데려가는 카나리아 새를 가리킨다. 인간이 알아채지 못하는 진동이나, 가스와 공기의 흐름의 변화에 예리하게 반응하는 카나리아는 광부를 위험으로부터 지키는 경보장치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흘러가는 정보에 의해 획일적인 가치관을 갖는 현대사회에서, 거기로부터 한 걸음 물러서서 사회에 대처하는 예술가의 존재는 인류가 맹목적으로 어떤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데 대해 경종을 울리는 존재이다.
이러한 개인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표현은 그 개인의 자유와 존엄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예술이 성립하지 않는 사회는 그런 의미에서 개인의 자유와 존엄이 훼손될 위험성을 내포한다고 말할 수 있다.
민주식 영남대 조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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