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제주지역이 변수로 등장했다. 여권의 전통적 지지지역인 호남권도 아니고 특히 역대 대통령 선거 가운데 한 번도 관심을 끌지 못했던 제주에 이같이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뭘까? 제주지역 경선이 친노(親盧·친 노무현) 후보 단일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해찬·유시민·한명숙 등 3명의 친노 후보는 현재 후보단일화 시기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이·한 후보는 본 경선 첫 순회투표가 시작되는 15일 이전에 '국민여론조사'를 거쳐 후보를 단일화하자는 입장인 반면, 유 후보는 최소한 15일과 16일 경선을 치른 뒤 단일화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한 후보의 조기 단일화 주장은 '사표방지'가 목적. 본 경선이 시작된 뒤 후보가 단일화될 경우 단일화에서 탈락한 후보의 득표는 모두 사표가 된다. 따라서 사표가 많아지기 전에 친노표를 그러모아 '손학규·정동영'의 '2강' 구도를 깨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 유 후보의 느긋함 속에는 '제주'가 있다. 부인 한경혜(46) 씨의 고향으로 친노 주자 가운데 유일하게 '조직'이 튼튼하다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유 후보가 자신의 출마선언지로 제주를 택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한 씨의 일가 친인척엔 독립유공자 한만숙 옹, 최원순 초대 제주지방법원장, 최계순 초대 제주농업고등학교장, 최정숙 초대 제주교육청 교육감 등이 있다.
유 후보는 친노 세력 중 후발주자로서 넘어야 할 산들이 많고 특히 '정치적 스승'인 이해찬 후보를 이번 기회에 넘지 못한다면 대권 도전의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지 모른다.
따라서 친노 후보 단일화란 첫 관문을 넘기 위해선 제주에서 기선 제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일단 제주에서 격차를 벌려 놓아야 유 후보 중심의 후보 단일화 구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15일 첫 경선지인 울산·제주, 그 중에서도 제주의 선택이 본선 구도를 뒤흔들 수도 있는 친노 주자 단일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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