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관광객들에게 도심을 달리는 시내버스는 그 도시의 얼굴로 비친다. 관광객들은 쉽고 편하게 탈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인 시내버스를 선호한다. 버스 노선 내에 있는 주요 관광지를 제대로 파악하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고 땅 속을 달리는 지하철과는 달리 적당한 속도로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대구 시내버스는 외국인이나 다른 지역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불편한 교통수단이 되고 있다. 승강장에는 대구의 주요 관광명소나 경유지를 알리는 노선도나 안내문도 없고 영문 표기도 없다. 한국어에 서툰 외국인들을 위한 버스요금 안내표도 없다. 때문에 외국인들은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목적지를 제대로 파악하기도 어렵고 요금을 미리 준비하기도 힘들다. 버스에 올라 탄 뒤 목적지 경유나 요금을 기사에게 직접 물어봐야 해 버스 타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호주에서 온 영어강사 밥 화이트(Bob White·28) 씨는 "호주에서는 주요 승강장에 사람 손바닥만한 크기의 종이에 버스노선도와 이용요금 안내표가 무료로 제공돼 관광객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대구에서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주요 관광지나 시내 중심가만이라도 관광객들을 위한 영문 안내판이나 노선·요금표를 부착하거나 제공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시내버스 단기 승차권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일본 간사이 지방에서는 '간사이 스루 패스'라는 단기 무제한 승차권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관광객이 원하는 기간(2~4일 정도)에 맞는 승차권을 공항, 버스종합안내소, 관광안내소, 유스호스텔 등에서 구입해 간사이 지역의 43개 전차, 버스 등의 교통수단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다. 대구는 이미 시내버스와 지하철의 무료 환승이 가능해 관광객들이 단기승차권을 구입할 수 있다면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3일, 일주일, 보름 등 이용시간에 맞춰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승차권을 만들 필요가 있는 것.
한 여행사 관계자는 "버스, 지하철을 정해진 기간 안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면 외국 관광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대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단기 승차권 발매와 함께 다양할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경산, 청도 등 대구권 지역과의 연계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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