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골라보는 방송 몰려온다…'PC+TV' IPTV 시대

메가TV·하나TV·다음TV…14일까지 IPTV 관련법안 국회 심의

▲ PC와 TV가 결합한 IPTV는 방송·통신 환경은 물론 시민생활의 혁명을 가져 올 뉴미디어로 평가받고 있다. 조만간 관련법이 확정될 전망이어서 업계는 시장선점을 위한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 PC와 TV가 결합한 IPTV는 방송·통신 환경은 물론 시민생활의 혁명을 가져 올 뉴미디어로 평가받고 있다. 조만간 관련법이 확정될 전망이어서 업계는 시장선점을 위한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신혼인 이모 씨 부부는 TV채널을 두고 다투기 일쑤다. 남편은 스포츠 경기를, 부인은 드라마를 보려고 자주 티격태격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채널을 두고 다툴 필요가 없다. PC와 TV가 결합된 IPTV(인터넷 프로토콜 TV)가 그 '해결사'다.

IPTV가 상용화되면 주인공 남·녀가 결혼 하는 버전과 헤어지는 버전을 놓고 골라 볼 수 있다. 또 한 화면에 다른 채널을 띄워놓고 동시에 볼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영화감상, 홈쇼핑, 홈뱅킹, 온라인게임, 주식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주식거래 및 송금 등 인터넷이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와 부가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박수원 KT대구본부 홍보팀장은 "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IPTV는 그야말로 경제활동과 생활의 혁명을 가져올 '미다스의 손'"이라고 했다.

◆뉴미디어 IPTV

IPTV는 초고속 인터넷망을 이용해 제공하는 통신과 방송이 융합된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다. 일방적으로 보여주기만 하던 기존 시청방식에서 시청자(소비자)가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선택하고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찾아 주기때문에 꿈의 매체로 불리기도 한다.

IPTV는 비디오를 비롯한 방송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일반 케이블방송이나 위성방송과 별다른 차이점이 없지만 양방향성이 추가된다는 점이 특징. 일반 공중파 방송이나 케이블방송 또는 위성방송과는 달리 시청자가 자신이 편리한 시간에, 자신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골라 볼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TV방송의 주도권이 방송사나 중계업자로부터 시청자에게로 넘어가게 되는 셈이다. 현재 미국, 일본, 홍콩과 이탈리아 등 수많은 국가에서 IP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PTV가 상용화되면 소비자 편익증대와 연관산업 활성화를 가져온다. 디지털케이블, 디지털 위성방송은 주파수 대역폭이 제한돼 고화질(HD)로 제공하는 채널수 및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다. 반면 IPTV는 양방향으로 VOD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IPTV 출시로 솔루션, 컨텐츠, 게임, 장비업체의 경기활성화는 물론 보다 차별화된 양질의 컨텐츠 수요를 가져와 컨텐츠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산업 기여도는 2013년 기준 생산유발 효과 12.9조 원, 부가가치창출 효과 5.8조 원, 고용창출 효과 7만 3천 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언제쯤 상용화되나

우리 나라는 아직 관련법이 확정되지 않아 진정한 의미의 IPTV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고 있다. 업계는 지난 2004년 KT를 비롯한 통신사업자들이 IPTV 서비스 계획을 발표하고, IPTV 전 단계인 '메가TV(KT)', '하나TV(하나로텔레콤)' 등을 출시했지만 부처간, 업계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3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쟁점은 'IPTV를 방송으로 보고 방송법에 적용시키느냐' 아니면 '별도의 독립된 법을 만들어 독자적으로 추진하느냐'다. 정보통신부, 방송위원회, 국회위원들이 각각 발의한 IPTV 관련 법안이 저마다 정당성을 주장하고는 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국회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상기 한나라당 의원은 "IPTV 상용화 지연으로 연간 1조 원, 하루에 약 3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어 IPTV 관련법을 빨리 확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침 11일부터 14일까지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가 관련법 제정을 논의하고 있다. 7명의 여야 의원이 대표 발의한 7개의 IPTV서비스 도입 법안이 상정돼 법안심사소위에서 심의중이다. 이들 법안들이 개별 심리가 아닌, 병합심리로 진행중이어서 어느때보다 통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서비스 준비 분주

IPTV 관련법 국회통과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에 업계는 IPTV 시장 선점을 위한 인프라 확충과 서비스 개발에 들어갔다. 소비자들은 IPTV가 상용화될 경우 사업자에 따라 다르지만 월 기본사용료 1, 2만원만 주고 회원가입만하면 '꿈의 매체'인 IPTV를 즐길 수 있다.

KT는 이번달부터 실시간 방송을 제외하고는 IPTV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 IPTV'서비스에 나섰다. 소비자들은 IPTV가 상용화될 경우 IPTV사업자에 회원가입만 하면 가능하다. KT는 메가TV가 실시간 방송을 제외하고는 기술방식과 셋톱박스 등 장비가 IPTV와 동일하기 때문에 관련법 제정만 해결되면 즉시 완전한 의미의 IPTV 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메가TV는 곧바로 동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스트리밍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KT는 이 서비스를 서울, 과천, 동탄 등 경기도 일부 지역부터 제공하고 내년 1월까지 전국 광역시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

메가TV는 교육, 엔터테인먼트, 금융, TV신문, 날씨 등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콘텐츠들을 고화질(HD)로 제공하고, VOD 서비스로는 영화, 스포츠, 여성문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 서비스와 지상파 3사의 드라마, 연예오락, 시사교양 콘텐츠를 제공한다.

TV포털로 IPTV 전 단계지만 한발 앞선쪽은 '하나 TV'다. 주문형비디오(VOD)인 '하나TV'는 동영상을 내려받아 시청하는 다운로드 방식으로 현재까지 업계 선두다. 특히 VOD 콘텐츠가 6만6천여 편으로 가장 많은 것이 강점.

지역에서는 LCD TV전문기업 디보스가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손잡고 인터넷 포털TV 시장에 진출했다. '디보스-다음 인터넷TV'는 다음(Daum)이 제공하는 다양한 포털 서비스를 LCD TV의 넓은 스크린 위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별도의 셋톱박스가 필요없는 빌트인 방식으로 출시되는 제품으로 게임, 교육, 음악, 영화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 전문 컨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KT 관계자는 "KT가 메가TV의 출시로 본격적인 IPTV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며 "그동안 한쪽 방향으로 보기만 했던 TV가 정보와 지식, 검색 등 편리함을 가져다 주는 꿈의 TV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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