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중학교 1년생인 둘째 딸의 동복을 사러 교복 대리점에 간 대구 북구의 한 학부모(45)는 여전히 '비싼' 교복 값에 실망했다. 담합 및 거품 논란에도 대형 교복업체들의 동복 값은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 그는 "현재 중학교 3년생인 딸의 교복을 2년 전 구입할 때와 비교해보면 하복 값이 10만 원대에서 6만 원대로 떨어졌는데 동복 값은 25만 원에서 23만 원으로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담합 및 거품 논란으로 교복값이 많이 떨어졌다고 들었는데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했다.
#2. 대구 수성구 경신중학교는 '교복값 거품' 논란이 사라졌다. 올해부터 하복에 이어 동복도 비싼 대형 교복업체 제품 대신 지역 업체를 선정해 공동구매 방식으로 전환했기 때문. 학부모들은 가격 대비 품질, AS 기간 등을 꼼꼼히 따진 끝에 상·하의와 조끼, 넥타이를 합쳐 12만 5천 원에 남학생용 동복을 공동구매했다. 학교 관계자는 "동복 구입과 관련한 모든 절차가 학부모들이 스스로 만든 교복 공동구매 소위원회를 통해 이뤄졌다."며 "공동구매 가격은 지난해의 60% 수준이어서 학부모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했다.
동복 구입을 앞둔 학부모들 사이에 교복값 거품 및 담합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대형 교복업체들의 담합 의혹에 대한 학부모의 불만이 폭발하면서 하복 값이 일시적으로 내려갔지만 2학기 동복 값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이와 함께 하복부터 불기 시작한 교복 공동구매 바람도 이어지고 있다.
대구의 2학기 동복 구매층은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고교와 달리 중학교는 신학기보다 2학기에 동복을 구입하는 학교가 많고, 올해 초 교복 값 논란으로 구매 시기를 늦춘 곳도 상당수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전체 122개 중학교 가운데 절반 이상 학교의 학부모들이 2학기 개학과 함께 동복 구매에 나서고 있지만 교복값 부담이 여전한 실정이다. 대형 교복업체 대리점들은 "경기 악화와 최소 마진을 고려한 합리적 가격 인하"라고 주장하지만 20만 원 초·중반대에서 가격을 형성, 소비자들의 체감지수가 그다지 높지 않은 것.
지역 업체 선정을 통한 공동구매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대형 교복업체 값이 비싸 보이는 측면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공동구매 가격은 학교와 남녀 학생별로 다르고, 업체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평균 12만~13만 원대. 대형 교복업체들과 비교하면 10만 원 안팎이나 싸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대구교육청에 따르면 상반기 집계 결과 지난해 3곳과 1곳이던 하복 공동구매 중학교와 고교는 올들어 각각 22곳과 5곳으로 크게 늘어났으며 이 가운데 대부분이 동복도 공동구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고교 교사들은 "유명업체 교복값이 비싸기는 하지만 공동구매 학교 권역은 20만 원 이하까지 내려가는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며 "믿고 살 수 있는 공동구매 제품이 늘어나고 대형 업체들의 담합 및 거품 가격에 대한 소비자 저항 운동이 이어져야 교복 값을 현실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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