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경북 '開發예산 소외' 고착화되나

내년도 대구'경북에서 시행될 중앙정부 사업의 예산 규모가 광주광역시'전남도 투자분의 절반을 조금 넘는 데 그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구 것이 9천64억 원으로 광주 1조 5천715억 원의 57%에 해당하고, 경북 것이 2조 7천327억 원으로 전남 5조 525억 원의 54% 수준이라는 분석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구'경북 인구가 520만에 달하는 반면 저쪽 인구는 도합 340만 명 정도라니, 1인당 투자액에서는 이쪽이 비교 대상의 3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기까지 하는 셈이다.

어쩌다 대구'경북이 중앙정부 투자에서 이렇게 소외됐는지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해당 시'도청들이 제각각 집계한 결과여서 그 판단 기준에 다소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이런 일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중앙정부 사업비는 올해분에서 이미 대구 8천669억 원 대 광주 1조 4천172억 원으로 큰 차이가 벌어진 바 있다. 광주는 그 규모가 2002년 5천282억 원에서 6년 만에 3배로 커졌다고도 했다. 그러니 "대구가 인구에서 전국 4위 도시로 뒤처지더니 이젠 경북에까지 투자 소외가 고착화됐는가" 싶어 불안해지는 것은 인지상정일 터이다.

물론 중앙정부 투자가 다른 지역에 많이 이뤄진다는 사실만으로 불평할 일은 아닐 것이다. 발전과 투자 단계에서 지역별로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양 지역 시'도청에 의해 홍보되고 있는 액수가 국회 예결위를 거친 후에까지 그대로 유지되는 것도 아니다. 작년에도 그랬었다.

그런데도 우리가 이 사태를 각별히 여기는 이유는 또 있다. 우리 스스로 발전 비전을 만들어내지 못함으로써 중앙정부의 투자를 이끌어 오지 못한 결과는 아닐까 하는 게 그것이다. "정부 예산을 따 주려고 해도 그렇게 할 꼬투리가 없더라"고 오히려 이쪽을 힐난하더라는 어느 지역 출신 국회의원의 한탄이 다시 떠오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꽃노래도 아니면서 거듭 흥얼거려 거북스러울지 모르겠으나, 대구시청이나 경북도청이나 이런 상황을 결코 대충 봐 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 철저히 분석해서, 과연 우리에겐 소홀함이 없었는지 거듭 재점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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