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지역 중3 고교 선지원 편중 심각

학교따라 선호도 격차…지원율 6~8배 차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 조성, 학교 이전 등에 따라 고교들이 밀집한 지역일수록 학교 간 경쟁이 치열해 중3 학생들의 선(先)지원 비율도 6~8배까지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 일부 지역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학교 간 선호도 차이가 고착화 되고 있어 기피 고교에 대한 원인 분석과 지원책 마련 등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밀집지역은 경쟁 치열

대구시 교육청이 이주호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달서구 월성·상인·대곡지구에 밀집한 고교들의 경우 2007학년도 신입생들의 선지원 비율이 A고 1.93대 1, B고 1.61대 1인데 비해 C고 0.31대 1, D고는 0.38대 1 등으로 6배 이상 차이가 났다.

A고의 경우 2005학년도는 0.78대 1이었으나 2006학년도 1.53대 1에 이어 2007학년도에는 정원과 선지원율이 동시에 늘어 선지원 숫자가 2년 사이에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반면에 인근 E고는 2005학년도에 1.21대 1이던 선지원율이 2007학년도에는 0.44대 1까지 떨어져 이 지역의 고교 간 경쟁과 신입생 유치전이 치열함을 보여줬다.

이 지역의 한 고교 교장은 "교사들의 열의나 진학 성과, 시설 개선 등 학교 내 상황에 대한 학부모들의 높은 관심이 선지원에 영향을 미쳐 해마다 등락 변화가 크다."며 "공립고는 교사들의 전보가 잦아 선호도 변화 폭이 더 큰 편"이라고 말했다.

수성구 역시 고교 밀집 지역의 선지원율 차이가 두드러졌다. F고는 2007학년도 선지원율이 2.14대 1로 대구 최고를 기록했으나 인근의 G고는 0.27대 1, H고는 0.47대 1로 두 학교 모두 3년 연속 선지원에서 모집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해 8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일부 지역은 고착화

고교 간 거리가 멀거나 인접 학교 수가 적은 지역은 선지원율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중구의 고교들은 가장 낮은 학교가 0.76대 1인데 비해 가장 높은 학교는 1.70대 1에 그쳤다. 또 남구의 3개 고교도 선지원율이 0.68~1.16대 1로 차이가 작았다.

일부 지역에서는 고교별 선호도 차이가 고착화 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대구 칠곡이 대표적인 사례. A고는 2007학년도 1.72대 1을 비롯, 해마다 2대 1 안팎의 선지원율을 기록하고 있으나 B고와 C고는 모집정원의 절반 안팎에 머물고 있는 것. 서구 역시 D고가 매년 2대 1 안팎의 선지원율을 보이는 데 비해 인근의 다른 3개 고교는 모집정원의 절반을 겨우 넘기는 형편이다.

이 지역 고교 관계자들은 "학생, 학부모의 선호도가 떨어진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지만 교육시설, 교사들의 열의 등 교육당국이 지원해 개선할 수 있는 요소도 많다."며 "교육청이 원인 분석과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아 고착화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호도와 학력 상관관계는 미약

현재 대구는 고교 입학을 앞두고 중3 학생들로부터 희망 학교를 선지원받아 정원의 40%를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 60%는 추첨 배정하고 있다. 이때 고교별 선지원율 차이는 여러 가지 원인에서 비롯된다.

이종익 대륜고 교장은 "우리 학교는 교통과 학교 시설, 장학 혜택 등이 좋기 때문에 매년 상·하위 학생들이 고르게 지원하고 있다."며 "인근에 고교가 많기 때문에 학생, 학부모들은 학력, 통학의 편리성, 학교 시설 등 다양한 요소를 비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지원율이 높은 고교가 학력이 높다는 상관관계는 입증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 한 고교 교장은 "선지원율이 너무 높으면 오히려 우수 학생 입학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학교 입장에서는 선지원율보다 상위권 학생들의 지원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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