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범여권 단일후보가 없다는 정치적 상황이 가져다 준 변화일수도 있고, 체감경기가 회복되기를 바라는 광주시민들의 자발적 변화일수도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현재 광주가 변하고 있고, 과거와 같은 표쏠림 현상은 없을 것입니다."
광주일보 오주승 정치부장은 광주에서 포착되는 한나라당, 특히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가히 '광주의 혁명'으로 부를만 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실시된 광주일보 등 한국지방신문협회의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 후보는 호남지역에서 36.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물론 이같은 지지도가 대선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범여권 단일 후보가 결정되면 한나라당으로 몰렸던 지지도 중 상당부분이 거품으로 드러날 것이고, 다시 한번 호남지역의 세력 결집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불구,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처음으로 호남지역에서 두자리수 득표율은 가능할 것이라고 오주승 부장은 자신있게 말했다.
광주일보 정치부 정후식 차장은 "이번 대선에서 과거처럼 51대 49의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며 "광주지역 지식인들이 공개적으로 한나라당 지지를 선언해도 어느 누구도 반감을 표하지 않을 정도로 대결의식이 희석된데다, 한나라당은 지지하지 않을지라도 경제 해결사를 자임한 이명박은 찍겠다는 사람도 적잖기 때문에 60대 40 정도의 힘겨운 대결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오주승 부장은 "막판이 되면 아무도 알 수 없다."고 했다. 우선 범여권 후보 단일화라는 지상과제를 해결하지 않았을 때, 결국 그로 인해 대선에서 패배했을 때 돌아오는 책임론을 누구도 피할 수 없다는 것. 누가 단일후보가 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범여권의 표를 결집시킬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 만약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각자 후보를 내세워서 대선에서 졌을 경우, 바로 내년에 이어질 총선에서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후보 단일화는 반드시 이룰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단일 후보가 반드시 호남사람일 필요는 없다고 오 부장은 밝혔다. 지난 여론조사에서도 호남인의 60% 이상이 대선후보가 반드시 호남출신일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는 것. 하지만 전북 순창 출신인 정동영 씨에 대한 지지 여론이 전북을 중심으로 상당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기류가 호남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지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했다.
(사)한국사회조사연구소 김순흥 소장(광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은 광주에서 대선 열기는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직 범여권을 아우를만한 단일 후보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지만 김 교수는 아직 광주에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타지역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했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무명에 가깝던 부산 사람을 여권의 대선후보로 등극시킨 1등 공신이 다름아닌 광주이기 때문.
그런이유로 후보 결정에서 '노심'(盧心)의 영향력이 적잖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또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경제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믿는 것은 착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 상황에서 경제를 이번 대선의 키워드로 잡은 것은 훌륭한 정책적 판단이라고 했다. 함께 자리한 기독교 주간신문 '미션21' 대표이사인 박현주 씨는 "현재 광주가 침묵하는 이유는 이명박에 필적할 필승 카드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다만 10월 중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후보간의 통합이 이뤄지고, 11월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과의 말 그대로 '범여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현재 거명되는 여권내 후보로는 승산이 없고, 차라리 문국현 씨가 단일 후보가 된다면 '경제 대통령'을 자임하는 이명박 씨와 맞승부를 펼치기에 충분할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믿는다고 했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김 교수는 "현재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후보에 대한 광주 지지도가 30%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범여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 뒤에도 이런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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