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한 사람, 행동이나 언행이 별난 사람'이라는 뜻의 '기인(奇人)'이 예술계만큼 많은 곳도 드물다. 기인은 상식과 일상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추구하는, 그렇게 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創造)' 행위를 이끌어내는 특이한 사람이기도 하다.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추구하며 '기인' 혹은 '도인'이란 평가를 받았던 3인의 작가전 '한국의 피카소 3인전'이 10월 1일까지 동아미술관에서 열린다. 3인의 주인공은 석정, 중광, 주재현 등이다.
석정(83) 스님은 한국 현대 달마선사 1인자이자 한국 불화의 대모(佛母)이다. 무형문화재 제48호(탱화)로 수많은 탱화를 전통기법으로 재현해 내고 있는 '불화계의 피카소'이다. 한국 불화를 총 집대성한 '한국의 불화' 40권이 완간된 뜻깊은 해라서 더욱 의미 깊은 작업을 선보인다.
'걸레 스님' 중광(1935~2002)이 자신의 삶의 애환과 방법, 또는 살아가는 이유를 작품 속에 자유로운 필치로 담아낸 작품도 함께한다. 출가와 승적 박탈, 선화 탐미와 여러 기행으로 '미치광이 중'이라 자처한 중광의 파격적인 삶은 '중광만의 달마도'로 나타났다. 외국에서 더욱 높이 평가된 작품으로 '한국의 피카소'로 불리기도 했다. 석정의 한결같은 불화 작품에 비해 선화 작품을 근본으로 하면서 다양한 필치로 기하학적 회화를 추구한 점이 차이가 난다.
33세의 나이로 요절한 주재현(1961~1994)은 1990년대 한국 거리 전시의 1인자로 불리며 독특한 작품 세계를 펼친 인물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전시장을 찾을 경제적 여력이 없었음에도 무려 2천500여 점의 작품을 남겨 여전히 기억되고 있다. 입체주의적 작품 경향과 다작 때문에 '거리의 피카소', '한국의 피카소'로 불렸다. 작고 13주년을 기념한 유작전이 지난 2월 열리기도 했다.
공통으로 '피카소'와 비교됐던 세 사람은 1988년 인연이 시작됐다고 한다. 두 명은 가고 없지만 여전히 끊이지 않는 인연의 고리가 다시 한 번 펼쳐지는 자리이다. 053)251-3502.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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