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 성장하는 닝보(寧波)가 발전전략의 주요 부문으로 강조하는 것이 교육사업이다. 완리(萬里)대학 내 영국 노팅엄 대학분교를 유치, 우수 학생의 외부유출을 막아 성공적인 교육개혁으로 주목받았던 닝보. 이젠 중국 내 최대 교육기자재 재벌 화마오(華茂)그룹이 세운 귀족국제학교 화마오외국어학교(華茂外國語學校)를 통해 초·중·고 '명품 교육과정'을 자랑하며 한국의 조기유학생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비용 대비 효과 극대화'를 내세우며 불고 있는 중국 조기유학열풍. 거품논란과 부작용 등 부정적 시각도 없진 않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도 소문난 부자동네인 닝보의 상류층이 자녀를 보내는 화마오 학교를 본다면 그런 걱정은 접어도 좋을 듯하다.
◆한국인 교사 생활지도
닝보시 인저우구에 자리 잡고 있는 이 학교는 지난 1999년 인민폐 5억 위안(元·한화 800억원)을 들여 설립된 신생 국제학교. 2004년부터 한국인 학생을 모집하기 시작해 현재 전체 5천 명의 재학생 중 초등부 13명, 중등부 29명, 고등부 13명을 포함, 총 55명의 한국학생들이 이곳에 유학하고 있다.
이 학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한국학생들의 유학생활을 돕는 관리 선생님. 4명의 한국인 교사들은 학생들의 학교생활 전반은 물론 한국에 있는 부모님을 대신해 개인적인 어려움을 들어주고 인터넷커뮤니티를 통해 부모님들에게 학생들의 근황을 전해주기도 한다. 24시간 교사들과 함께 생활하는 기숙학교의 특징을 살려 한국음식을 제공하는 것도 장점이다.
39만 6천㎡ 부지의 넓은 교정(경북대학교 면적은 80만 6천㎡), 깔끔한 건물, 우거진 숲이 첫인상부터 외국 유명 대학의 캠퍼스를 닮았다. 학교시설은 최첨단이다. 교실마다 TV방송을 실시간에 시청할 수 있고 빔프로젝트도 설치되어 있다. 웬만한 대학보다도 더 좋은 교육환경이라고 말할 정도로 칠판, 기자재들이 최신시설이다. 학교 건물들이 전부 복도로 연결돼 비를 맞지 않고 수업이 가능하도록 한 것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전교생이 생활하는 기숙사의 여건 또한 훌륭하다. 2인 1실의 기숙사 방에 들어가면 책상과 침대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아침시간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서 화장실과 샤워장을 분리해 놓을 정도로 세심하게 신경을 써 놓았다.
이 학교 생활 2년째인 김지원(11·초등 4년) 양은 "교실 등의 학습 환경이나 식당, 기숙사는 한국보다 더 좋은 것 같다."며 "중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고 많은 외국 친구들을 사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같은 학년인 김영훈(11) 군은 "처음에는 중국어가 어렵고 엄마. 아빠도 보고 싶어서 너무 힘들었지만 석 달 정도가 지나자 이곳 생활이 재미있어졌다."며 "내년에 한국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이곳에서 더 공부하고 싶기도 하다."고 했다.
◆돌아와도 불편 없게
이 학교가 시설만 우수한 것은 결코 아니다. 세계 10여 개국에서 온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는 만큼 외국인학생들을 위한 차별화 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선 한국학생들을 위해 입학 초기에는 6개월간 집중적으로 중국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특별반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의 초기 적응을 위해 한국출신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생활지도에 나선다. 조선족 출신 교사 10명이 담당하는 기초중국어에서 일정수준 도달하게 되면 각자 목표에 따라 중국어로 하는 중문부와 영어로 하는 영문부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중문부에는 한국에서 직접 유학 온 학생들이 많은 반면 영문부에는 중국어에 능통한 주재원 자녀들이 주로 다닌다.
적응을 하지 못하거나 중간에 마음이 바뀐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 없다. 다시 한국학교로 돌아가더라도 전혀 불편하지 않도록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학, 영어 등 한국에서 배우는 학과 과정은 동일하고 오로지 한국어 수업 대신 중국어 수업을 한다는 것만 다를 뿐이다. 더구나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는 한국어를 특별과외형식으로 가르치고 있다." 이 학교에서 한국학생들을 상대로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최성지(26·여) 교사의 설명이다.
◆사교육 부담 거의 없어
미국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유학비용이 저렴한 것도 장점중의 하나다. 기숙사비 등을 포함해 연간 1천만 원 내외. 사교육비 부담이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싼 비용이 아닌 편이다.
특히 최근 들어 중국에서 다시 불고 있는 영어열풍에 발맞춰 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28명 내외의 소수정예반으로 쌍어반(雙語班·국가지정 과목은 중국어 다른 과목은 영어수업)을 편성 운영하고 있어 별도의 영어 사교육이 필요치 않다.
이 학교 펑사우홍(彭曉紅) 한국부 부주임은 "우리 학교는 98% 이상의 높은 대학진학률을 자랑하며 중국 최초로 개교 5년 만에 '성1급 중점학교'로 지정되면서 명문학교로 자리매김했다."면서 "특히 한국 학생들은 목표가 뚜렷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편이어서 대학진학은 물론 학교성적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닝보의 한국학생 2명이 중국 최고 명문인 칭화(淸華)대와 푸딴(復旦)대에 진학하면서 저장성(浙江省) 현지 언론에서도 소개되는 등 대단한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그 두 학생이 바로 화마오외국어학교 출신이다.
중국 저장성 닝보에서 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