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 인사이드] 한국축구, 득점력 좋아질까

브라질, 프랑스, 아르헨티나, 스페인 등 축구 강국의 대표팀 감독들은 우수한 스트라이커들이 넘쳐나 누구를 선택할 지 즐거운 고민을 하지만 최근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허정무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은 누구를 선택하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까 고민이다.

한국의 스트라이커들이 부진한 것은 최근 기록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국가대표팀은 2006년에 독일월드컵 등 각종 대회와 친선경기 등 20경기에 나서 31골을 얻었다. 그나마 그 해 9월 약체인 대만과의 아시안컵 예선전에서 8대0으로 이길 때 득점을 빼면 23골로 경기당 겨우 1득점을 넘은 데 불과하다. 그 중 4경기는 무득점 경기였다. 득점 중 스트라이커가 기록한 골은 조재진 5골, 정조국 4골(대만 전 3골), 안정환, 이동국 각각 2골), 박주영 1골 등 모두 14득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나머지는 모두 측면 포워드나 미드필더 등이 기록한 골이었다.

국가대표팀은 2007년에는 아시안컵 본선 등 11경기에서 9골을 얻는 데 그쳤다. 그 중 스트라이커가 기록한 골은 조재진의 2득점이 유일하다. 스트라이커 중 조재진이 그나마 나은 편인데 허 감독의 예비 명단에는 부진의 늪에 빠져있는 안정환과 지난해 음주 파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동국 마저 빠져 있다. 이동국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주로 교체 멤버로 나와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해 시름에 잠겨 있다.

올림픽 대표팀 역시 마찬가지다. 2006년 11월 올림픽 대표팀이 가동한 이후 15경기에서 16골을 얻는 데 머물렀고 이 중 5경기는 무득점 경기였다. 스트라이커가 기록한 골은 양동현의 2골과 박주영의 1골 정도이다.

외국인 스트라이커들이 판을 치는 K리그 현실을 보면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K리그에서 득점 10걸은 대구FC의 이근호가 8득점으로 유일하게 순위에 들었을 뿐 나머지는 모두 브라질 출신 등 외국인 선수들이었다. 이근호는 스트라이커라기보다는 측면 포워드나 미드필더라고 할 수 있다. 득점 순위 30위 이내로 넓혀 보더라도 국내 스트라이커들의 득점은 우성용 7골, 이상협 5골, 김동현 5골 등이 고작이다.

축구 강국의 스트라이커들이 정교한 볼 터치와 반 박자 빠른 슛 등 천부적인 감각을 자랑하고 있는 데 비해 한국의 스트라이커들은 볼 터치 기술이 거칠고 슛 타임도 느린 등 한, 두 수 뒤지는 편이다. 스트라이커들의 득점 감각을 높이는 훈련이나 스트라이커 발굴이 과제이자 대안이지만 측면 포워드나 미드필더들의 유기적인 공격 가담으로 득점 기회를 더 많이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박성화 올림픽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은 '골 결정력을 높이기 위한 전술 완성'을 목표로 7일 스페인 전지훈련을 떠났다. 각 구단을 순방 중인 허정무 국가대표팀 감독은 다음달로 다가온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득점력 등에서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야 하는 숙제와 맞닥뜨리게 됐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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