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난처할 땐 '농담'…반박할 땐 '또박'

이명박 특유의 화법 화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난처한 질문은 특유의 농담으로 받아넘기며 논리적 답변이 필요한 대목에선 조목조목 반박하는 특유의 화법을 보여줬다.

이날 첫 질문으로 새 국무총리 상(像)에 대해 묻자, "그건 총리에게 물어야지. 총리 상을 물어보면 총리가 된 것 같잖아."라고 말해 여유와 함께 웃음을 줬다. 또 마지막 질문에서 '이명박 특검법'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특검법, 꼭 물어봐야 되겠나."라고 반문해 선뜻 답하기가 어려운 처지를 솔직하게 드러내 웃음을 주기도 했다.

특히 이 당선인은 대부분 공격성 질문을 받는 입장이라 질문을 들은 뒤 '한 박자 죽이고' 답변을 시작하는 습관 때문에 수세에 몰린 듯하다 의외로 여유있게 반전을 하며 그 위기에서 빠져나오는 화법을 구사했다.

그는 지난 대선기간 중 TV 합동토론회 때도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맹렬한 공격에도 한참을 듣고 있다 "정 후보는 이곳에 토론하러 온 게 아니라 무슨 전쟁하러 온 것 같다."고 말해 공격한 사람을 무안케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활동 중 논란이 되고 있는 한반도대운하, 연 7% 경제성장, 부동산 안정화 대책, 교육정책 등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자신감에 찬 표정으로 또박또박 강한 어조로 반박논리를 내세웠다.

특히 대운하 추진논란에 대해서는 "청계천을 복원할 때 반대자를 4천 번 넘는 만남으로 설득했다."며 "정책 추진과정에서부터 이해당사자와 전문가, 국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나가겠다."면서 충분한 여론수렴을 거칠 것임을 강조했다.

총선 공천문제와 관련된 질문에도 "우리 국민들은 모든 분야에서 변화되길 요구한다. 거기에는 정치도 예외일 수 없다. 개인적 이해나 계보의 이해를 떠나야 한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이 당선인의 기자회견 발언 중엔 '변화', '자율', '경제'란 이명박 시대 국정 운영방향을 알려주는 키워드들과 "긍정", "할 수 있다.", "우리가 못 해낼 일 없다."는 표현이 10여 차례나 사용됐다. 그는 또 주말내내 살펴보고 회견 시작 15분 전까지 연설문의 세세한 문구들을 직접 수정할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다는 후문이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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