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가 시민들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 특히 초선 의원 가운데 이런저런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가 적잖은 모양이다. 출범 초기 보여주던 의욕은 온데 간데 없고 딴 데 한 눈 파는 의원이 많다는 것이다. 250만 시민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초선 시의원은 전체 29명 중 무려 21명에 이르고 있다. 40대가 10명으로 가장 많고 30대도 2명이다. 이전과 다른 의정활동을 기대하며 시민들이 젊은 피를 선택한 결과다. 지역 원로나 유지들이 배지를 달고 있던 예전과는 사뭇 다른 역동성과 도덕성을 기대한 것이다. 초선들 또한 그런 책임감을 갖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출범 후 얼마간은 일하는 의회상을 세우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당선하자마자 공부모임을 만든 초선 의원 7명은 매주 또는 수시로 세미나, 토론회를 마련해 전문가, 시민들과 머리를 맞대었다. 대구의 문제를 찾고 앞으로 나갈 방향을 모색하는 신선한 모습이었다. 다른 의원들 가운데도 스스로 전문성을 높이려는 연구자세가 눈에 띄었다. 상임위는 현장 위주의 의정활동을 보여주겠다며 발로 뛰어다녔다. 이 때까지만해도 이전과 달라지려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난해 시의회 건물 안에 개인별 의원사무실을 차지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점 꼴사나운 행태들이 나타났다. 수억 원을 들여 협소한 건물에 들어있던 시 2개국을 몰아내고 교실 3분의 1 크기 개별사무실을 차지했으면 그 값을 해야 했다. 그런데 시민을 위한 민원창구라는 취지는 빈말이고 대부분 회기 때 잠시 휴식처로 이용하는 게 고작이라는 것이다.
일부 의원들은 업체와 기관들 '청탁 해결'에 더 관심을 쏟는다고 하니 개탄할 노릇이다. 상임위 활동을 무기로 시청 관련 부서에 압력을 넣고 있다는 것이다. 못난 국회의원이 하는 짓을 흉내내, 자신들을 '새끼 권력' 쯤으로 알고 설치는 것이다. 최근 자녀까지 끼워 연수 명목으로 유럽을 돌아다니다 온 사건을 접하고서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이러한 자세로는 지방의회의 위상이 설 수 없다. 손가락질 받으면서 어떻게 집행부를 견제할 수 있겠는가. 시의회가 한나라당 일색이기 때문에 자만심에 빠진 건가. 이런 식이라면 유급제가 아깝다. 대기업 수준의 연봉을 가져가면서 밥값은커녕 잡음만 일으킨다는 것은 시민들에게 죄를 짓는 일이다. 대구시의원들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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