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명학 이야기]점술과 성명학

묵은해가 가고 새해가 오면 토정비결이나 사주풀이 등 각종 점술로 새해의 운세를 점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최초의 점술은 특별한 도구나 물체를 사용하지 않고 하늘의 해, 달, 별의 밝기와 움직임으로 점을 쳤고, 농업에 의존했던 우리나라의 신라시대에도 첨성대를 만들어 천기(天氣)를 관찰하여 한해의 농사가 풍년인지, 흉작인지를 점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원시적인 방법의 점술이지만 거북의 등껍질과 동물 뼈의 생김새로 점을 쳤고, 현대에는 점을 치는 방법이 더욱 다양화되어 관상, 수상, 꿈 해몽과 더불어 현재 우리나라에서 보편적으로 가장 많이 보는 것이 사주(四柱)와, 한자의 뜻과, 한자의 획수로 점을 치는 성명운세(姓名運勢)이다.

옛말에 '팔자가 늘어진 사람' 이란 말이 있다. 사주팔자(四柱八字)가 좋다는 말인데, 이는 사람이 태어난 때의 운(運)을 판단하는 연주(年柱), 월주(月柱), 일주(日柱), 시주(時柱)를 사주라 칭하는 것이다. 연간(年干), 월간(月干), 일간(日干), 시간(時干)넉자와 연지(年支), 월지(月支), 일지(日支), 시지(時支)넉자를 합하여 팔자(八字)라 한다. 사주를 구성하는 기본은 육십갑자(六十甲子)이다. 연, 월, 일, 시에도 각각 육십갑자가 순환하며, 그 육십갑자의 간지(干支)에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의 구성이 좋고 나쁨에 따라 인간의 길흉화복이 결정된다는 것인데, 사주팔자가 인간의 부귀빈천(富貴貧賤)을 좌우한다고 볼 수만은 없다.

성명운세로 점을 치는 방법은 그 종류가 너무 많고, 체계화된 이론이 없으니 풀이하는 사람에 따라 운명감정이 천차만별이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점술이 한자이름풀이일 것이다. 한자(漢字)로 보는 점술은 한자의 뜻이나 모양, 그리고 한자의 획수를 세어 그 숫자에 길흉을 정하여 판단하는 81수리법이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81수리의 점술은 끝수라 하여 흉수로 보는 9수에 9를 곱하면 81수리가 되니 오히려 길하다하여, 최고의 수라하고 점을 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한자이름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의 운명은 점칠 수 없으니 난감 할 수밖에 없다.

성명학은 점술이 아니다. 사람의 이름은 소리로 부르는 것이다. 웃음소리로 각종질병을 치료하고, 음악소리로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치료사들을 주술사(呪術師)라고 부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필자는, '사람의 부르는 이름은 나만의 짧은 음악'이라고 말한다. 특정한 나라의 문자로 사람의 운명을 점친다는 것에는 많은 무리(無理)가 있다. 지구상에 약64억의 인구가 사용하는 문자는 달라도 이름은 입으로 소리를 내어 부른다. 이 소리의 기운이 인간의 운명을 좌우하는 성격(性格)을 형성하는데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름은 소리 즉, 음운(音韻)의 음양오행이 태어났을 때의 우주의 기운인 사주와 잘 부합(附合)되게 지어주는 것이 좋다.

우주여행을 하고 동식물들을 복제하는 이 시대에, 첨단문명이 무색하게 많은 사람들이 신화적이고 추상적인 점술에 매달리기보다는,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여, 큰 꿈을 이루어나가는 불요불굴의 투지와 강인한 성격을 만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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