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상태가 계속 가라앉거나 피로감이 쉬 가시지 않을 때 화장실에 가면 소변 색깔이 평소보다 진하거나 유독 냄새가 심하다. 소변의 색깔이나 냄새, 탁한 정도, 배뇨 형태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색깔과 냄새
소변 볼 때 아주 심한 암모니아성 냄새가 나더라도 대개는 정상적인 생리현상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어떨 때는 다른 종류의 냄새가 나는 경우는 있지만 특별한 임상적인 의미는 없다. 다시 말해 소변 냄새만으론 병의 유무를 제대로 판단할 수는 없다.
색깔도 정상적일 땐 원래 볏짚색이다. 어떤 경우 진하기도 하고 물처럼 맑게 보일 때도 있으나 이는 수분 섭취 양과 관련 있을 뿐이다. 물을 충분히 섭취하면 몸속에서 수화(水化)가 잘 이뤄져 소변이 맑고 반대로 수분 섭취가 적으면 색이 진하다.
또 약물이나 음식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기도 한다. 피리디움이라는 약물은 오렌지색을, 리팜핀(결핵약의 일종)은 노란색을, 니트로푸란토인(항생제)은 갈색을 띠게 한다.
#붉게 보이는 혈뇨
실제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정확한 검사를 해 볼 필요가 있는 경우는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이다. 육안으로 봐도 혈뇨가 분명하면 대부분 비뇨기계에 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식물성 색소나 사탕무, 변비치료제에 많이 들어있는 페놀파타레인이라는 성분은 소변을 적색으로 만들기도 하며 때로는 과도한 운동 후 근육 손상이 있어도 근육세포인 미오글로빈이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붉은 색을 띠기도 한다. 기저귀를 차고 있는 영아들도 기저귀에서 자라는 특정세균이 많아지면 소변색이 붉어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이런 정상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실제로 혈뇨가 비치면 콩팥'요관'요도'방광 등에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중 가장 심각한 질환이 비뇨기계통의 종양이다. 특히 대표적인 방광암은 혈뇨가 있으면서도 통증이 없다는 것이다.
소변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끝날 때까지 혈뇨가 계속되는데도 통증은 전혀 없다면 좋지않은 종양을 의심해야 한다. 오히려 통증이 생긴다면 종양이 아닌 방광염이나 요로결석이 원인이 경우가 많다.
#탁한 정도
소변이 탁하면 비뇨기계에 고름이 생겼다는 증거이다. 여성들에게 많이 생기는 방광염은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있고 배뇨 횟수가 잦아진다는 점이지만 요도염이 있으면 소변이 탁하다. 당뇨가 있어도 소변은 탁하게 보인다. 또 소변의 성분 중 인산염이 많아도 탁하게 보이는데 이는 과식한 후 소변이 알칼리화되면서 인산염이 많이 나와 생기는 현상이다.
#배뇨횟수의 변화
정상적인 배뇨횟수는 하루 4~6번 정도. 하지만 남성의 경우 줄기가 가늘어지고 찔끔찔끔 보는 횟수가 잦다면 전립선이 비대해져 요도를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립선 비대증이 있으면 오줌 누는 횟수가 늘어나 밤에도 2,3회 정도 깨어야 하고 화장실도 가다가 옷에 지리기도 하며 소변에서 거품이 많이 생긴다.
여성의 경우는 방광기능의 이상에 따라 배뇨장애가 나타난다. 방광이 예민해져 소변을 자주보거나 급하게 봐야 하며 반대로 방광 수축력이 약해져 소변줄기가 가늘고 힘이 없어진다.
이런 배뇨장애는 모두 일종의 노화현상으로 심각한 질환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서는 번거롭고 귀찮아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게 문제다.
요즘은 다행히 이 같은 배뇨장애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키는 약물과 치료법이 개발돼 환자들에게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도움말=대구가톨릭대병원 비뇨기과 박재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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