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나서보니 봄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저 멀리 산등성이의 초록풀 냄새가 엄습하면서 거리 곳곳의 목련 가지에서는 어느새 수만개의 꽃 촛불이 켜지고, 우리네 마음에도 변화와 새 출발의 꽃망울이 터진다.
매년 이맘 때면 너나 할 것 없이 두텁고 칙칙한 색에서 화사한 봄옷으로 몸단장을 하고 집안 대청소, 묵은 침대 커버와 커튼 걷어내느라 분주하다. 아울러 기다렸다는 듯이 집안 가구와 벽지를 바꾸는 등 인테리어 공사를 하거나 아예 새집으로 이사하는 사람들의 소식도 여러 곳에서 들려온다.
하지만 얇은 주머니 사정에 대부분은 수천만원씩 드는 거창한 계획 대신, 몇 천원에서 몇 만원이면 충분한 꽃과 나무 화분이나 숯 등에 눈을 돌리곤 한다.
꽃·나무와 같은 자연물을 이용한 집안 꾸미기는 비싼 가구나 화려한 인공벽지에 비해 단순히 금전적 이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식물들은 실내 공기 중의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유해물질을 정화하고, 전자제품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몸에 좋은 음이온 발생과 피토치드의 살균 효과에다 온·습도 조절 기능까지 한다.
그래서인지 초록빛 화초 잎을 보면 업무에 지친 심신이 훨씬 가벼워 진다. 뿐만아니라 최근 들어 유행하고 있는 웰빙 풍수인테리어에서 "초록식물이 집안에 좋은 기운을 부른다"고 하니 화초와 나무 인테리어는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듯 하다.
그러나 모든 식물들이 누구에게나 건강에 유익한 결과를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제 아무리 일상생활에서 효자노릇을 하는 식물이지만 모든 식구들에게 같은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 사람 사이에서도 개인의 성향에 따라 친하기도 하고, 껄끄럽기도 하듯 식물과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간혹 집안의 건강과 복을 부른다며 거실과 현관 등 집안 위치에 따라 특정 식물을 배치하는 풍수인테리어를 하는 경우를 더러 본다. 이 경우 집안 배치도와 방향에 많은 신경을 쓰다보면 자칫 그 집에 살아가는 구성원들의 체질적 성향이 도외시 될 수 있다. 꽃이나 식물도 저 마다의 고유한 성질을 지니고 있으므로 음식물을 선택하듯 자신과 가족에 맞는 종류의 것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왕 집안에 봄 단장을 하고자 한다면 가족들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넣고, 심신의 건강과 휴식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식물을 선택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여름태생 자녀의 공부방이라면 체질에 맞지 않는 아레카야자(金)보다는 신고니움(火)을 선택하는 것이 공기정화 효과 뿐만 아니라 체내 오행기운도 북돋울 수 있는 진정한 웰빙 인테리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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