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보통예금 통장'을 바꿔놓고 있다. 종전엔 이자를 거의 주지 않았지만 최근엔 파격적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
주식시장이 주춤한 틈을 타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뺏긴 돈을 되찾아오려는 시도다.
◆이자, 막 올라갑니다
기업은행은 최근 일정 금액 이상이 되면 고금리를 주는 '아이플랜 급여통장'의 적용 금리를 최고 연 4.0%에서 연 5.0%로 올렸다. 이 통장은 잔액이 최소 기준(100만원)을 넘으면 연 4∼5%의 금리를 쳐준다.
기업은행은 통장 가입자가 현금지급기(CD기)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타행 이체를 할 경우엔 수수료도 면제해 준다.
우리은행도 '우리AMA통장'의 금리를 최근 0.5%포인트 인상했다. AMA통장으로 100만원 이상의 급여이체를 신청하면 90일 미만은 4.0%, 90∼364일은 4.5%, 365일 이상은 5.3%의 금리를 적용해준다.
국민은행도 만 18∼32세를 대상으로 한 'KB스타트통장'을 내놓았다.
이 상품은 일정 기준 이하 금액에 대해선 높은 금리를, 일정 기준 초과 금액에 대해선 낮은 금리를 적용한다. 100만원까지는 연 4%의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공하지만 초과금액에 대해선 연 0.1%밖에 주지 않는다. 20, 30대 젊은층의 보통예금 통장 평균잔액이 40만원 안팎이라는 점에 착안, 이 상품이 만들어졌다.
한편 기업은행은 또 소액 정기예·적금에도 높은 금리를 주겠다며 '서민섬김 통장' 판매를 이달부터 시작했다.
이 상품은 1년 만기 기준 예·적금에 가입할 때 최고 연 6.0%의 금리를 제공한다. 서민우대 통장답게 가입 최저한도는 없으며, 거액 자산가의 역혜택을 방지하기 위해 1인당 예금은 2천만원, 적금은 월 50만원의 상한선을 채택했다. 국내 은행권에서 예·적금 상품에 상한선을 적용한 것은 '서민섬김 통장'이 처음.
'서민섬김 통장'은 고액예금에만 고금리를 제공해온 기존 은행권 관행에서 탈피, 서민층의 소액예금에도 높은 금리를 주는 역발상 상품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권의 소액예금 적용 금리가 평균 5% 안팎인데 이 상품은 최대 1%p만큼 이자를 더 주는 상품"이라고 했다.
◆고객들의 반응은?
은행들은 새로운 상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고 했다.
국민은행의 KB스타트 통장은 출시 두 달 만에 32만4천계좌가 넘었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전체 CMA 계좌 증가분(343만계좌)의 약 10분의 1에 해당할 만큼 많은 가입자가 몰렸다.
기업은행의 아이플랜 급여통장 역시 지난달 26일 현재 36만계좌를 넘겼다.
우리은행의 우리AMA통장 역시 37만계좌가 넘는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최근 시중은행들이 내놓은 상품은 CMA와 금리 차이가 거의 없어졌다"며 "증권사보다는 은행 이용이 편하다는 점을 생각할 때 금리가 좋다면 당연히 은행 통장을 찾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