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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기름값 때문에…판치는 짝퉁 경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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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값이 휘발유에 육박할 정도로 연이어 오르면서 경유에 싼 난방용 등유를 섞어 만든 '유사경유'가 판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6일 기준 평균 경유값은 ℓ당 1천600원으로 휘발유와 불과 92원 낮고, 일부 주유소에서는 다른 주유소의 휘발유 값보다 더 높게 팔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유사경유는 경유와 등유를 5대 5 비율로 섞어 파는 게 보통이다. 등유는 일반 경유의 70% 정도로 값이 싼데다 경유와 화학적 성질이 비슷해 혼유를 해도 당장 운행에 지장이 없다. 이 때문에 장거리 운전이 잦은 운전자들이 많이 찾는다.

화물운수업자 오모(39)씨는 "월 평균 기름값이 150만원 정도 들었는데 유사경유를 사용하면서부터 기름값을 50만원 이상 절약했다"며 "요즘 일거리도 줄어든데다 치솟는 기름값을 감당못해 궁여지책으로 유사경유를 쓰고 있다"고 했다. 출장이 잦은 회사원 조모(35)씨는 지난해말 연료비 절감 차원에서 승용차를 버리고 2천500cc 경유차로 바꿨다. 그는 "혹시나 보는 사람이 있을까봐 트렁크에 유사경유를 3, 4통씩 싣고 다니면서 주유한다"고 했다.

지난 8일 충남 공주에서는 등유와 경유를 섞어 만든 유사경유를 판매한 주유소 업주가 경찰에 적발되는 등 경유값 상승에 따른 짝퉁경유들이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다.

제조법도 진화하고 있다. 경유에 절반씩 등유를 섞는 기존 방식에서 경유 5%, 등유 65%, 윤활기유 30% 등을 넣는 저질 경유도 등장했다. 훨씬 값싼 윤활기유를 첨가해 원가를 더 내리는 방식이다.

특히 최근 주유소의 경유 판매량이 크게 줄고 있어 유사경유 유통이 증가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대구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천만㎘에 달하던 대구의 월 경유 판매량은 지난 1월 4천700만㎘로 줄어들더니 2월에는 4천200만㎘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경유 차량 등록대수는 오히려 늘었다. 표 참조

대구의 한 1급 정비업체 관계자는 "유사 경유는 엄연한 불법"이라며 "유사경유를 사용할 경우 엔진 분사장치의 마모가 훨씬 심해지며, 연료가 다 타지 않기 때문에 일반 경유 차보다 훨씬 많은 배기가스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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