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소고기 무제한 수입 허용 충격이 즉각 현실화됐다. 전국 소 시장에서 송아지값이 연일 요동치고 있다. 연간 20만t(8억5천만 달러 상당)이나 들어와 국내 수입 소고기 소비량의 75%를 점할 때 체험했던 미국산의 파괴력, 광우병으로 수입이 금지되던 2003년 12월 이전의 그때 그 경험이 농민들을 공황상태에 빠뜨린 결과일 터이다. 닮은 현상은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부분 허용되던 작년 이맘때도 나타났으나, 이번엔 비교 안 되게 심각하다. 수입 허용 폭이 엄청나게 큰데다 사료값 폭등으로 채산성이 극도로 나빠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오늘 축산 진흥책을 내놨다. 일 년 전 이 즈음의 수입 부분 허용 때 써먹은 한우 고기값 거품 빼기를 통한 가격 경쟁력 높이기 방안, 수입품이 탈바꿈해 진짜 한우고기 수요를 잠식하는 일이 없도록 감시하는 방안 등등이 재탕으로 천명됐다. 그 외에 도축세 폐지, 브루셀라병 살처분 보상 비율 인상 등 숙원 해소 차원의 배려 정도가 들어있다.
더 장기적인 눈을 갖고 보다 적극적이고 상황 돌파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사태로 우선은 축산농민이 먼저 피해를 입을 것이나, 종국에는 우리의 축산업 자체의 기반이 무너질 위험성이 높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농민 무마에 주로 매달리는 단기적 눈가림식 대책이 아니라, 축산업의 자생력을 강화하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라야 축산업도 살리고 농민도 살릴 수 있다는 얘기이다.
갈수록 떨어지는 우리의 식량 자급률, 그런 중에 올 들어 전 세계를 휩쓸기 시작한 식량위기 등을 결코 소홀히 봐서는 안 된다. 정치권에서 도입을 추진한다는 소득 직불제 등등 보다 획기적 축산업 지지 기반 구축이 추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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