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남녀 출생 성비가 25년 만에 마침내 정상 수준으로 돌아섰다. 그토록 뿌리 깊던 男兒選好(남아선호) 관념이 사라져 가는 증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5일 통계청의 '2007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여아 100명당 남아 수는 106명으로 출생 성비 106.1을 기록했다. 1982년(106.8) 이후 처음으로 정상 수준(103~107)으로 돌아섰다.
전국에서도 가장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지역인 대구'경북도 대구 105.8, 경북 106.8로 괄목할 만한 성비 변화를 보여준다. 특히 대구 경우 1988년 출생 성비 134.5로 남아선호 전국 1위를 차지했고, 경북 역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남아선호 지역인 점을 볼 때 격세지감마저 갖게 한다.
전국적 성비 정상화는 무엇보다도 여성 지위 향상 및 남아선호 사상의 약화 등 우리 사회의 급속한 변화 양상과 맞물려 있다. 사회 각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여성들이 급증하면서 전통적 男重女輕(남중여경) 관념이 빛바래져 가고 있다.
그간 지나친 아들 선호 풍조는 여러 사회적 문제를 불러왔다. 아들 낳기 위한 만혼 출산으로 모성 건강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이혼'별거 등 가정이 해체되는 경우도 많았다. 초교마다 많은 남자아이들이 여자 짝이 없는 채 학창생활을 했고, 성인이 돼서는 신부 부족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성비가 정상 궤도를 되찾으면서 이런 문제들은 서서히 불식될 전망이다.
그러나 셋째(115.2)'넷째(119.4) 아이의 경우 여전히 성비 불균형이 심한 데다 영국(104.7), 미국(104.9), 일본(105.3) 등 선진국의 성비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높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당국의 지속적인 홍보교육과 함께 앞으로 태아 성감별이 사실상 허용되는 상황에서 의료인의 윤리의식 강화 등 과제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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