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직장을 따라 대구에서 살게된 지 어느덧 8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처음에 시장에 갔을 때 그냥 일반적으로 아줌마들이 하는 말도 싸우는 것처럼 들렸는데
지금은 고향 말씨처럼 포근하고 애교스럽게 들린답니다.
엊그제 고등학교 친구가 보고싶어 전화를 했습니다. "민영아 너 뭐하는데∼"했더니 친구는 "옥실아 너도 이제 대구사람 다 됐다"하는 겁니다.
내친김에 사투리로 "과일 살 때 싱싱한 걸로 살려면 꼬개이 잘 보고 사레이∼" 했더니 친구는 꼬개이가 무슨 말인지 물어보는 겁니다. 꼬개이는 꼭지라는 말의 사투리라고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친구는 생전 듣지도 못한 말을 들어보고 재미도 있고 신기했는지 또 잘하는 대구 사투리 좀 해보랍니다.
난 또 신이 나서 "민영아 너 뭉티이 먹어봤나" "뭉티이가 또 뭔데" "그건 바로 덩어리 고기야. 뭉티이 고기가 얼마나 맛있는지 아나, 내가 사줄 테니까 우리 집에 한번 온나" 했습니다. 나한테 친구는 "너 요즘 어떻게 지내니" 하기에 나는 또 "디다"했습니다. "디다는 말은 또 뭔데?" 디다는 힘들다는 말이라고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우리나라 말인데도 못 알아듣는 말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면서 친구와 나는 함께 웃었습니다.
친구는 대구 말이 너무 재밌다면서 자꾸 새로운 말을 알려 달라고 조른답니다.
다음에 친구와 통화할 때는 더 재밌고 정감 있는 사투리로 얘기할 수 있게 사투리 공부를 더 많이 해야겠습니다.
강옥실(대구 달성군 논공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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