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유만 잘 내리지 않으니…"
며칠 전 출산한 아내를 위해 보일러에 기름을 채우던 박모(36)씨는 등유 가격을 보고 올겨울을 날 일이 막막해졌다. 지난해 가을만 해도 20만원이면 기름탱크를 꽉 채우기에 충분했던 것이 이달에는 30만원이 들었다. 50% 가까이 가격이 오른 것이다. 박씨는 "산모를 위해 보일러를 돌려야겠는데 기름값 부담이 너무 크다"며 "난방 수요가 많아지는 가을, 겨울이 되면 가격이 더 오를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여름 한더위가 지나면서 서민들은 벌써부터 난방비 걱정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등유는 도시의 영세·서민층과 농·어민들이 난방용으로 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서민 가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8월 셋째주(8~15일) 실내 등유는 리터당 1천461원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국 휘발유 평균값이 1천807원인 것과 비교하면 휘발유 가격의 80%선이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휘발유 가격의 60%에 불과했다.
그만큼 상승세도 가팔랐다. 10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셋째주(휘발유 1천551원, 실내 등유 958원)와 비교하면 휘발유의 상승률은 16.5%에 그쳤지만, 실내 등유는 52.7%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난방유 수요가 늘어나면서 한동안 등유의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체적인 석유제품가 하락세에 발맞춰 등유 가격 역시 매주 평균 30원가량 하락하고 있긴 하지만 휘발유나 경유에 비해서는 하락폭이 훨씬 더디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기준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휘발유는 배럴당 115달러에 불과했지만 등유는 137달러로 마감될 정도로 등유는 석유제품 중 가장 비싼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대구주유소협회 도명화 사무국장은 "올 초 경유가격 상승으로 유사경유를 만들기 위한 등유 사용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 또 다른 인상요인"이라며 "등유 가격은 계절에 따른 등락폭이 크지 않기 때문에 겨울이 된다고 해서 큰 폭의 상승이나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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