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올림픽과 도전정신

올림픽과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흔히 경제 파급 효과에 대해 이야기 하곤 한다. 그러나 요즘 우리 국민들은 올림픽을 통해 산술적인 지표 이상의 효과를 누리고 있는 듯 하다. 올해 들어 고물가, 고유가, 식량난, 양극화, 경제위기 등의 단어가 경제뉴스를 가득 채우고 있을 때 올림픽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는 각국 대표선수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러 일으키기 충분했다.

부상으로 쓰러지면서도 끝까지 바벨을 놓지 않은 우리나라의 이배영 선수를 비롯해 10대 여자체조 선수들이 주축인 가운데 33세의 나이로 은메달을 목에 건 독일의 옥산나 추소비티나, 왼쪽에 의족을 끼고 수영경기에 참가한 남아공의 나탈리 뒤투아, 포탄을 피해 육상연습을 해야 했던 팔레스타인의 니데르알 마스리, 열악한 운동환경과 판정시비를 딛고 동메달을 획득한 우리나라 여자핸드볼 대표팀 등은 오뚝이 같은 도전정신으로 전세계에 감동을 전해줬다. 좌절했으나 포기하지 않고 시련을 기회로 삼아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동안 기울였을 피땀 어린 노력에 우리는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더 값진 메달을 획득한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도전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얻는다.

필자의 경우 최근 들어 종종 성공한 사업가로 소개되곤 하지만 사업의 길을 선택한 사람들이 대개 그렇듯 뼈저리게 힘들었던 순간순간을 수없이 넘겼다. 특히 전자상거래를 위한 인프라가 전혀 없던 시절 상품조달 결제 배송을 위해 많은 사업자와 새로운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했고,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수 많은 투자자들을 설득해야 했던 사업 초창기는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 어렵게 코스닥에 상장을 하고 자금을 유치하기 전까지는 직원들의 월급을 마련하기도 어려웠다.

고군분투하며 개척해 놓은 전자상거래의 길에서 선발업체라고 해서 이점을 누린 것도 아니다. 오히려 힘들게 키워온 시장과 인재들을 자본력을 가진 후발주자에게 뺏기는 일이 비일비재 했으며, 물류 위탁업체의 운영능력 부족으로 서비스가 엉망이 되어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장이라고 해서 늘 새로운 전략이 떠오르는 것도 아니다. 딱히 묘수가 없을 때는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정면돌파를 하는 수밖에 없다.

과거 양적인 경제성장정책으로 산업발전을 이룩하면서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산업의 발전단계상 고용없는 성장이 지속되는 최근에는 꿈을 이루기가 점점 어려워졌다고들 한다.

하지만 난 그렇지만은 않다고 본다. 사회 발전 속도가 그야말로 급속화되고 있는 시대에는 새로운 시장도 그만큼 빨리 형성되고, 새롭게 생기는 시장은 곧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리더가 되고 싶은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좋은 기회는 없다고 생각한다. 실업률, 취업 경쟁률 같은 수치에 먼저 질리고 주눅들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열정을 가지고 도전한다면 충분히 꿈을 이룰 수 있다.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주위환경과 상관없이 자신의 몫이요, 자신과의 싸움이다. 남들과 같은 생각으로 따라가기 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자기가 잘 하는 것에 대한 열정과 도전의식을 가지고 스스로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인터파크에서는 직원을 채용할 때 토익 몇 점 이상, 학점 몇 점 이상 등 입사에 필요한 특별한 자격요건을 두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종이 한 장에 기록된 수치가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는 힘과 열정이며, 그러한 자발적 동력을 가진 사람만이 맡은 업무에서 충분한 기량을 발휘할 수 있고 또 성과를 낼 수 있다.

올림픽에서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 내는 선수들의 공통점은 상대가 아닌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냈다는 점이다. 취업난에 더욱 기가 꺾이고 꿈을 잃어가는 젊은이들에게 올림픽 정신,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꿈꾸는 개척자가 되자고 말하고 싶다. 이제 올림픽이 끝나고 감동도 서서히 잊혀져 가겠지만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한계를 극복한 세계 각국 선수들의 아름다운 도전정신은 희망을 잃어가는 젊은이들에게 오래도록 각인되길 바란다.

이상규(인터파크INT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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