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깨 백번 구르는 것보다 호박 한번 구르는 것이 나은데 영 호박이 움직이질 않습니다."
유난히 일찍 찾아온 추석 대목에 백화점들이 한숨을 짓고 있다. 물가상승과 불경기 탓에 큰 구매 고객인 기업들의 주문이 예상보다 훨씬 못하기 때문. 백화점 관계자들은 "기업들은 주문 단가도 높지만 수량이 많아 기대가 컸는데 지난해 주문을 했던 업체들도 이번에는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대구백화점 경우 추석 선물 예약판매가 시작된 이달 중순 이후 기업체 특판 매출은 자동차부품업계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전체 구매량은 지난해에 비해 소폭 상승하기 했지만 가격 상승분을 감안하면 남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 이 때문에 특판 조직을 풀가동하면서 각종 연줄을 동원, 기업체 구매 담당자들에게 상품 주문을 애원하다시피 하고 있다.
동아백화점은 중소기업들이 지난해 주로 5만원대 상품을 구입했지만 올해는 불경기 영향으로 20~30% 낮춰 잡을 것으로 보고 기업체 매출 늘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와 같은 분위기에서 저가 상품인 공산품의 매출 비중이 지난해 20%에서 올해는 25∼30% 정도로 늘 것으로 보고, 상품 품목을 지난해보다 크게 늘렸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추석선물 사전 예약판매가 시작된 11일부터 25일 현재까지 기업체 특판 상품권 매출 경우 본사 차원에서 자동차, 생명보험회사, 금융권 등의 구매가 늘어 지난해 행사 기간에 비해 5% 정도 늘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는 아직까지 구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으로 주문이 이뤄지고 있지는 않지만, 올해 경기가 많이 나빠지면서 선물을 하던 중소기업들이 직원들에 대한 선물을 포기하거나 아니면 구매 단가와 구매량을 크게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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