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생을 쇠를 녹이고 주무르며 대장장이의 명맥을 이어가는 장인이 있어 화제다.
영주시 휴천3동 기관차사무소 옆 도로변에 자리잡고 있는 영주대장간을 운영하는 석노기(55)씨.
그는 경북북부지역의 유일한 대장장이다.
"한순간도 용광로에 불을 끄지 않았다"는 석씨는 "비록 보잘것없는 농기구로 비칠지 모르지만 모두가 혼이 깃든 작품입니다. 형틀에서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눈과 손의 느낌, 불꽃색으로 모양을 잡고 형태를 만들어내지요"라면서 일이 어렵고 배우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기술을 전수 받으려는 사람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화덕에서 벌겋게 달아오른 쇳덩이는 '단조스프링 함마'로 매질당하고 있었다. '딱 딱 딱' 소리와 함께 장인의 이마엔 어느새 구슬땀이 배어나왔고 담금질을 갓 마친 쇠스랑은 바닥에 놓인 채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완성된 작품에는 '영주 대장간' 마크가 선명했다.
석씨는 지난 5월 서울 역사박물관과 남산 한옥 마을에서 대장간 시연을 했고, 8월에는 포항 불빛 축제에도 참여했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식객'에서는 영덕대장간 대장장이로 출연했으며 오는 10월엔 고구려 축제에 참가해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조선시대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선비촌에 조그마한 공간이 주어진다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주말엔 선비촌 대장간에서 직접 시연도 하고, 대장장이의 삶을 소개하고 싶다"는 석씨는 "지자체에서 기술보전과 계승에 힘써 줬으면 좋겠다"며 "값싼 중국산이 밀려와 가격 경쟁력을 잃고 있지만 영주대장간 마크가 찍힌 농기구를 볼때면 대장장이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바쁜 일손 잠시 도와준다고 시작한 일이 벌써 41년이 됐다"는 그는 "이곳에서만 32년간 쇠를 담금질하며 살아오고 있다"며 "체력과 경제적 여건이 허락한다면 죽는 그날까지 쇠를 손에서 놓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경북 북부권에 유난히 행사가 많은 계절이다. 잠시 영주에 들러 '영주대장간'에 들러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홍애련 시민기자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