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롯데' 8일부터 준PO 5전3선승제

"관록의 매운맛 보일 것" vs "싱싱한 패기로 맞설 것"

4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6대3으로 승리한 삼성 라이온즈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홈팀 롯데 자이언츠와 5전3선승제로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전통의 강호 삼성, 8년 만의 가을 외출에 나선 롯데의 각오와 상대팀 전력 분석에 대해 살펴봤다.

▶선동열 감독 출사표="정규 시즌 때와는 다를 겁니다." 시즌 상대 전적(8승10패)에서 롯데 자이언츠에 뒤졌지만 선동열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얼굴에서는 자신감이 배어났다. 그는 "우리는 단기전을 치러 본 선수가 많다. 롯데가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해왔다곤 하지만 단기전은 또 다르다"면서 "우리는 경험이 많아 더 편한 마음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는 일찌감치 1차전 선발 투수로 송승준을 예고했다. 이를 두고 선 감독은 웃으면서 "우리를 만만히 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페넌트 레이스 때 롯데가 상대하던 삼성이 아닐 것"이라며 "타격 페이스도 점차 올라오고 있고 권혁, 채태인, 진갑용 등이 가세하므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선 감독이 기대를 거는 것은 베테랑들과 선발 투수진. 그는 "시즌 중에는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 등 젊은 타자들이 잘 했지만 큰 경기에서는 양준혁, 박진만, 진갑용 등 베테랑들이 팀을 지탱해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선발 투수들이 제몫을 해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1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선 감독의 다짐. 4일 시즌 최종전을 치른 삼성은 대구시민야구장에서 팀 훈련을 계속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대구에서 바라본 롯데의 전력=롯데 자이언츠의 패기에 삼성 라이온즈는 관록으로 맞선다. 객관적인 전력상 롯데가 앞선다는 점은 삼성도 인정하는 부분. 삼성 전력분석팀을 이끄는 최무영 삼성 운영팀장은 "롯데의 기동력을 저지하는 것과 장거리포인 이대호, 가르시아 앞에 주자를 내보내지 않은 것이 일차 목표"라고 지적했다. 롯데의 팀 도루 숫자(133개)는 삼성(59개)보다 두 배 이상 많다. 김주찬, 이인구, 조성환으로 이어지는 1~3번 타자들의 출루를 최대한 막아야 한다는 의미다.

삼성의 마운드가 높은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불펜의 힘 덕분이지만 롯데의 투수력도 수준급이다. 손민한, 송승준, 장원준, 이용훈, 조정훈 등이 버틴 선발 투수진과 데이비드 코르테스를 데려와 메운 뒷문도 탄탄한 편이다. 다만 강영식, 최향남이 지키는 불펜은 공략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서 있는 상태다.

팀 실책이 84개일 정도로 수비가 불안하다는 것이 롯데의 약점. 삼성의 실책은 61개에 불과했다. 롯데는 시즌 중에도 실책으로 무너지는 경우가 잦았다. 손민한, 염종석, 박현승 정도만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된 경험이 있을 뿐, 삼성과 달리 주전 대부분이 큰 경기를 치러본 경험이 없다는 점도 롯데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더 큰 변수는 사령탑. 최 팀장은 "포스트시즌은 정규 시즌 때와 달리 짧은 호흡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하지만 롯데의 로이스터 감독은 한국에서 첫 포스트시즌을 치른다"면서 "로이스터 감독의 용병술이 시리즈의 성패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다. 첫 단추를 잘못 꿴다면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제리 로이스터 감독 출사표="포스트시즌은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반드시 우승하도록 하겠다." 롯데 자이언츠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8일부터 시작하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여유와 자신감에 넘치는 태도를 보였다.

5일 휴식을 취한 뒤 6일 준플레이오프 대비 훈련을 시작한 로이스터 감독은 "이기는 게 중요하며 몇 차전에 끝내느냐는 상관없다"고 말했다. 그는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은) 아주 대단한 일이다. 선수단과 구단, 프런트 모두 한데 뭉쳐 노력해 이룬 결과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삼성을 두고 "아주 강한 팀이다. 한화 이글스와 치열한 레이스를 펼친 끝에 4강에 진출할 정도로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준플레이오프가) 3차전까지 가든, 5차전이 됐든 우리는 이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 선수들의 경험 부족도 큰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태도를 취했다. 그는 "몇 년간 플레이오프에 진출 못했으니 당연한 말이지만 거기에 신경을 쓰진 않는다. 올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니 내년에는 그런 말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플레이오프는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끝까지 집중해서 우승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에서 바라본 삼성의 전력=선발 투수진과 타격은 롯데 자이언츠, 수비와 불펜은 삼성 라이온즈, 결론은 50대50. 준플레이오프 롯데-삼성전을 앞두고 부산 지역 야구 전문가들이 내놓는 대체적인 전망이다.

정규 시즌에서 롯데는 전체 성적(69승57패·3위)과 상대 전적(10승8패) 모두 4위(65승 61패) 삼성에 앞섰다. 하지만 롯데가 일방적으로 앞선 게 아닌 데다 준플레이오프는 총력을 기울이는 단기전이라는 점에서 어떤 돌발 상황이 일어날지 모른다. 정규 시즌 성적만으로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롯데는 선발 투수진과 타격에서 삼성에 앞선다. 팀 평균자책점 2위(3.64)를 기록했고 공격력에서도 팀 타율(0.282)과 팀 득점(624점)에서 삼성(0.258, 557점)보다 우위에 있다. 다만 시즌 막바지 선발진이 부진했고 타선의 기복이 심했다는 점이 변수.

반면 삼성은 불펜이 롯데보다 강하다. 정현욱-안지만-조현근에 오승환까지 이어지는 불펜은 롯데로서도 부담스럽다. 삼성 선발진을 경기 초반에 두들기지 못하고 중반 이후까지 끌려간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수비가 좋은 것도 삼성의 강점. 실책(61개)이 한화 이글스에 이어서 두번째로 적다. 주루사가 많은 롯데가 무리한 주루 플레이를 할 경우 난처한 상황에 몰릴 수 있다.

부산·경남 지역방송인 KNN의 이성득 야구해설위원은 "전력은 엇비슷하다. 50대50 정도로 볼 수 있다. 삼성 타자 중에서는 롯데전에 강했던 최형우(0.276, 19홈런, 71타점)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일보 남태우기자 leo@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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