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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 부치는데 수수료 900원, 대구은행서 송금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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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기(62·대구 수성구)씨는 최근 대구은행의 ATM(자동입출금기)을 이용해 송금을 하면서 기분이 몹시 나빴다.

"아이의 학자금대출이 국민은행으로 설정돼 있어서 매달 원리금을 갚는데 지난달 말에는 잔고가 1만원 부족해 연체가 됐다고 연락이 왔더군요. 부랴부랴 ATM을 이용, 대구은행 통장에 있던 돈 1만원을 해당 대출계좌로 보냈는데 수수료가 무려 900원이 나오는 겁니다. 오전 10시쯤이라 은행 영업시간 중인데 수수료가 900원이 나왔기에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1만원 송금에 수수료를 10% 가까이나 물리는 것이 말이 됩니까?"

그는 다른 은행의 수수료를 알아보고는 더 화가 나더라고 했다. 대구경북지역민들이 가장 열심히 이용하는 대구은행의 송금 수수료가 제일 비싸더라는 것이다.

"지역민들이 가장 자주 이용하는 대구은행이 다른 은행보다 수수료를 더 많이 물린다니 말이 됩니까. 1만원 송금에 900원 수수료를 받는다는 것은 좀 심하게 말하면 사채 이자 수준입니다. 대구은행장님은 하루빨리 대구은행의 수수료를 조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지역은행이 지역민들한테 신뢰를 받습니다."

이씨의 전화제보를 받고난 뒤, 기자는 은행연합회 자료를 분석해 대구은행의 송금 수수료가 정말 은행권 최고 수준인지 알아봤다.

ATM을 이용해 1만원을 다른 은행 계좌로 송금하면 이씨의 말대로 대구은행은 900원(은행영업시간 중 기준)을 수수료로 받고 있다. 같은 지방은행인 부산은행의 수수료는 500원.

시중은행인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은 600원을 받고 있었다. 농협은 800원. 이씨의 말처럼 대구은행은 다른 은행에 비해 최대 2배 가까이 수수료를 더 받고 있다.

은행영업시간이 끝난 뒤 다른 은행으로의 ATM 송금 수수료를 들여다봤다. 역시 대구은행의 수수료가 가장 비싼 편이었다.

대구은행은 1만원을 보냈을 때 1천400원을 받는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800원에 머물렀고 부산은행과 국민은행, 기업은행 1천원, 우리은행 1천100원, 하나은행은 1천200원이었다. 대구은행은 영업시간외 ATM 송금에서도 다른 은행에 비해 최대 2배 가까이 더 많은 수수료를 받아가고 있었다.

한편 최근 한 시장조사 전문기업이 전국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남녀 978명을 대상으로 '금융거래 수수료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계좌이체 수수료에 대해 응답자의 89.7%가 비싸다고 평가했다. 현재 500~2천원 수준인 계좌이체 수수료는 평균 430원이 적당하다는 대답도 나왔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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