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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연공원 넘어 '문화재공원'으로 가꿀 앞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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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앞산서 마애불상이 나왔다. 희고 품질 좋은 화강암에나 새기는 것인 줄 알던 유물이, 검고 질도 떨어지는 앞산 암괴에서까지 발견된 것이다. 팔공산에 국한됐던 마애불의 영역과 대구권의 유적 분포대가 그만큼 풍요로워지는 것 같아 반갑다.

안 그래도 앞산은 대구 역사에서 특별히 중요한 공간이다. 공룡 발자국이 발견돼 지역사적 관심을 백악기로까지 끌어올린 것은 그 동쪽 사면에 접한 신천 상류 일대였다. 진작에 신석기시대 흔적을 드러냈을 뿐 아니라, 100만 년 전 구석기시대로까지 대구권 생활사를 더 확장해 주리라는 기대가 집중돼 있는 곳 또한 그곳이다.

이번에 마애불이 발견된 곳은 그 위 산기슭이고, 더 높은 지점 산등성이에는 오래된 산성도 자리하고 있다. 앞산 전역에는 또 다른 삼국시대 전후의 산성이 있고, 고려 통일을 무산시킬 뻔했던 '동수대전'의 왕건 전설과 유적들도 보전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가 문화재 측면에서 많이도 소홀히 해 온 산이 또 앞산이다. 2000년 말 파동 권역에서 선사시대 생활공간인 '바위그늘'이 발견됐으나 지금까지도 보전조치 부실이 문제될 정도다. 앞산에는 산성산이라는 이름이 붙은 봉우리까지 있고 '대덕산성'이 있었다는 기록도 있지만, 표지판만 덩그럴 뿐 어느 것이 그 흔적인지 파편조차 짐작할 수 없게 방치돼 있다.

이번 마애불상 발견은 앞산의 지역사적 가치를 다시 한번 환기시킨 일이다. 전면적인 종합 조사를 실시하고, 결과가 정리되는 대로 종합 안내책자를 만들어 문화재교실을 연다면 시민들의 자부심을 드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냥 자연공원이네 하고 내버려 둘 게 아니라 명실상부한 문화재공원으로 승격시킬 가능성을 검토하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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