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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안과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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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식민치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독립운동을 하다 일경(日警)에 체포되어 옥고를 치르고 나온 월남(月南) 이상재(李商在) 선생에게 제자들이 찾아와 위문을 했습니다.

"선생님, 그간 얼마나 고초가 심하셨습니까?" 그 말을 듣고서 선생은 이렇게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 자네들은 그동안 얼마나 호강을 했는가?" 삼천리 강토가 온통 감옥인데, 너희들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느냐는 따끔한 질책이었던 게지요. 제자들은 입이 부끄러워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을 것입니다. 선생의 그 서릿발 같은 기개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아무리 표독스러운 일제라 해도 이처럼 강단을 지닌 선생을 함부로 대할 수는 없었을 테지요.

월남 선생과는 달리,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렇지를 못합니다. 안에 있으면 바깥 세상이 자유로워 보이고, 밖에 있으면 안의 세계가 편안하게 여겨지는 것이 갑남을녀의 마음일 것입니다. 남의 손에 든 떡이 더 커 보인다고, 남의 처지에 부러운 마음을 갖게 되는 건 인지상정이 아닌가 합니다. 세상의 모든 불행은 여기서 싹이 튼다고 한다면 지나친 표현일까요.

새장 안에 갇힌 앵무새와 새장 밖에서 살아가는 참새는 서로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앵무새는 늘 좁은 울타리 안에서 지내야 하는 답답함이 싫어 참새의 자유가 더없이 부러울 것이고, 참새는 한시라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아야 하는 불안감 때문에 앵무새의 편안함이 무척이나 행복해 보일 것입니다.

많이 가진 사람은 갖지 않은 사람의 홀가분함을 한편으론 부러운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겠지만, 반대로 갖지 못한 사람은 많이 가진 사람의 여유로움에 또한 선망의 눈길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많이 가진 사람은 그 가진 것 때문에, 가진 것 없는 사람은 갖고 싶은 욕망으로 하여 제각기 마음의 구속을 받는다는 것은 생각지 못합니다.

기차 여행을 하면서 바라보는 들판의 모습은 너무도 낭만적인 풍경으로 비춰질 것이며, 들판의 농부는 기차간 안락의자에 몸을 묻고 있는 나그네의 여유로움에 한없는 동경의 마음을 품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착각일 수 있습니다. 세상에 고민 없는 사람이 누가 있으며 고통 없는 인생이 또 어디 있을까요. 막상 들판의 농부가 되어 보면 그곳이 처절한 생존의 현장임을 알게 될 것이며, 기차간의 나그네가 되어 보면 거기도 역시 고뇌로 몸부림치는 세상살이의 공간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물고기의 삶은 강이 그들의 천국이고, 새의 삶은 숲이 그들의 천국 아닌가요.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은 달라집니다. 왜냐하면 행복도, 불행도 다 우리들 마음 가운데 있는 것일 테니까요.

곽 흥 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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