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Health Doctor]가슴이 아파요(상)관상동맥질환

호습곤란까지 동반…"심장진료 서두르세요"

자영업자 이창수(34)씨는 최근 가슴이 답답하고 조이며 '쿡쿡' 쑤시는 것 같은 증상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수시로 심한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 증세가 나타나지만 '어디가 문제인지', '어떤 진료·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 이씨는 "심장에 문제가 생긴 것 같기도 하고 근육이나 뼈가 아픈 것 같기도 해 도대체 어떤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할지 몰라 여태 병원에 못 가고 있다"며 "아직 젊어 심장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믿고 싶지만 한 번씩 주저앉을 정도로 심한 통증 때문에 너무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가슴이 조이고 숨 쉬기도 힘들어요."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잖지만 제대로 대처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걸핏하면 나타나는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 탓에 '혹시 심장질환이 아닐까' 걱정하지만 '정확히 어디가 아픈 건지', '일시적인 건 아닌지'하는 막연함에 시간만 보내기 일쑤다. 그러나 이러한 증세에도 불구하고 방치할 경우 한순간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빨리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자가 진단 및 잘못된 진단 및 치료를 받을 경우 더욱 위험하기 때문에 먼저 심장 관련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

◆관상동맥질환부터 의심해야

여러 가지 가슴 통증이나 호흡 곤란의 원인 중 가장 위험하면서 두려운 병은 바로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등 허혈성 심질환, 즉 관상동맥질환이다.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근에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는 경우이고, 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이 막혀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질환이다.

▷협심증

대부분 힘든 일을 할 때 발생하는데, 특히 아침 등산이나 물건을 들어 올릴 때, 계단을 오를 때 가슴 중앙부의 통증을 많이 호소한다.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2, 3분 내에 가라앉고 길어도 10분을 넘지는 않는다. 통증은 가슴을 쥐어짜거나 짓누르는 듯한 압박감으로 나타나고 가슴부위 외에 윗배나 아랫 턱, 잇몸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또 왼쪽 팔이나 어깨 부위의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드물지만 어지럽거나 실신하는 경우도 있는 데 공통적인 특징은 대부분 활동 중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혈관 경련성 협심증

혈관의 동맥경화증이 주된 원인인 일반적인 협심증과 달리 관상동맥에 쥐가 나는 경우, 즉 경련에 의해 협심증이 발생하는 경우를 혈관 경련성 협심증 또는 변이형 협심증이라고 한다. 이 경우에는 안정 때나 수면 중에도 가슴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음주 후 잠을 잘 때 새벽에 발생하는 경향이 많지만 술, 담배를 하지 않는 사람에게서도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심근경색증

가슴의 통증이 10분 이상 지속될 때는 관상동맥이 막혀 생기는 심근경색증이나 불안정형 협심증을 의심해야 한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사망률이 아주 높은 응급 질환으로, 치료에 있어 촌각을 다툰다. 보통 심한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이 동반되면서 예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공포감을 느끼기도 하는데, 30분~수 시간까지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특히 심한 증상이 없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사망률이 약 30%에 이르고 이 중 절반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심실세동이라는 부정맥으로 인해 숨지기 때문에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때는 신속히 대학병원 등 3차병원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 급성 심근경색증 조기에 발생하는 심실세동은 빨리 병원에 갈 경우 심실제세동기를 이용한 전기 충격만으로도 심장돌연사를 막을 수 있고 막힌 혈관을 뚫어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심전도에 이상이 있을 때

가슴이 아프거나 호흡 곤란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심전도 검사에서 이상 진단을 받았다면 처방만 받아 귀가해선 안 된다. 심전도 이상에도 불구, 약물 처방만 받고 돌아가는 경우는 협심증을 위험한 상태로 방치하는 것이거나 협심증이 아닌 환자를 협심증으로 잘못 치료하는 것 중 하나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를 받을 땐 움직이지 않는 등 안정을 취하고 있는 상태인 데도 심전도에 이상이 있다면 협심증에 의한 불안정형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심장 초음파 등 다른 검사를 통해 협심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불안정형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인 경우에는 대부분 심장 초음파를 통해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검사 결과 협심증인 경우에는 반드시 협심증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협심증이 아닌 데도 심전도에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흔히 있기 때문에 증상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찾아 이에 맞는 치료를 해야지 불필요한 협심증 치료를 받아선 안 된다.

◆심전도 검사 결과 정상일 때

심전도나 심장 초음파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왔을 경우도 협심증 등 심장 문제가 아니라고 결론내리는 것은 위험하다. 협심증은 가만히 있을 경우 심전도나 심장 초음파에서 정상 소견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운동부하심전도나 운동 또는 약물부하를 이용한 스트레스 심초음파검사, 약물부하 심근스캔 등을 통해 협심증 여부를 한번 더 확인해야 하는데, 이런 검사에서도 확인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증상 등을 통해 허혈성 심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주의 깊은 병력 청취 및 여러 가지 심장 관련 검사를 통해 심장 관련 전문의로부터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잘못된 진단 및 불필요한 약물 치료를 막을 수 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이상민 메디하트내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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