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일을 이틀 앞둔 4·29 경주 국회의원 재선거의 마지막 변수는 예측불허의 경주 민심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25일 대구를 찾은 박근혜 전 대표의 침묵 속에 친이-친박 대결 구도가 퇴색하면서 한나라당 후보의 '지역 발전론'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지만 결과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25일 달성군 참꽃축제 참석차 대구를 방문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경주 재선거에 대한 정치적 언급을 일절 삼갔다. 친박을 표방하며 재선거에 출마한 이순자·정수성 무소속 후보 역시 불(不)대구행을 택했다.
반면 정종복 한나라당 후보는 주말과 휴일 대회전에 당 지도부의 총력 지원을 등에 업었다.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는 건천, 경주역, 중앙·성동시장을 돌며 막판 세몰이에 나섰다. 특히 26일 경주역 유세에는 5천여명의 청중이 운집했다. 한나라당은 "정종복이 싫든 좋든 경주 발전을 위해 집권 여당에게 한 표를 달라"는 '읍소' 전략을 펼쳤다.
그러나 경주 민심은 예측불허다. 대구경북 정가에서는 "한나라당이 승리를 위해 넘어야 할 마지막 산은 '박풍' 아니라 '경주 민심'"이라고 분석한다.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경주는 '이변' 아닌 '이변'이 속출한 곳이다. 1996년 15대 총선 당시 백상승 현 경주시장은 집권당 공천에 성공했지만 무소속 임진출 후보에게 뜻밖의 패배를 당했다. 여당 후보로 말을 갈아 탄 임진출 전 의원 역시 이상두 전 민주당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도 경주 민심은 집권당 실세 대신 김일윤 전 의원을 택했다.
이에 따라 경주 재선거는 부동층 표심에서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커졌다. 4, 16, 22일 3차례에 걸친 매일신문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은 26.3%→24.6%→23.8%로 점점 낮아지는 추세지만 각 후보자들 사이에선 30~70%까지 부동층 전망이 엇갈린다.
30% 안팎을 예상하는 정종복 후보와 절반 가까이 내다보는 정수성 무소속 후보는 서로 부동층 흡수를 자신한다. 정종복 후보 측은 "역대 선거 때마다 부동층은 막판 한나라당을 선택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고, 정수성 후보 측은 "경주의 숨은 표심은 친박 정서가 더 강하다"고 맞섰다. 이상준·서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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